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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퀴즈' 정신과 교수 "우울증은 죄가 없다…죗값 치러야"

등록 2025.02.12 08:41:57수정 2025.02.12 08: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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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 (사진=브런치스토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 (사진=브런치스토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지난 10일 대전 서구 초등학교에서 김하늘(7)양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해한 40대 여교사의 병명으로 알려진 우울증이 부각되는 데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나종호 미국 예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조교수는 1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우울증은 죄가 없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나 교수는 "가해자는 응당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다만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다퉈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죄는 죄인에게 있지 우울증은 죄가 없다"며 "(우울증 휴직 전력을 앞세운) 보도는 우울증에 대한 낙인을 강화해 도움을 꼭 받아야 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한국의 정신건강 위기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의 우울증 치료율은 여전히 10%에 불과하다"며 "10명 중 9명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생명은 의사만이 살리는 것이 아니다. 펜으로도 사람을 살리고 죽일 수 있다"며 "부디 명심해달라"고 신중한 보도를 당부했다.

나 교수는 "같은 나이 딸을 둔 아버지로서 너무나 가슴 아픈 일이다. 피해자 유가족의 감정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이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대 심리학과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3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더블럭'에 출연하기도 했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역시 가해 여교사의 우울증을 앞세운 보도에 대해 나 교수와 비슷한 의견을 냈다.

백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 환자들이 '회사에서 나를 살인자로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많이 전해왔다"며 "우울증이 있을 때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게 국내 현실인 만큼 여론이 이런 방식으로 조성되는 것이 무척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시민들이 국화꽃과 과자·음료 등을 놓으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대전=뉴시스] 강종민 기자 = 11일 오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정문 옆 담장에서 시민들이 국화꽃과 과자·음료 등을 놓으며 고 김하늘(8) 양을 추모하고 있다. 2025.02.11. ppkjm@newsis.com

한편 지난 11일 가해 여교사 A씨에 대한 체포 및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

A씨는 지난 10일 오후 4시 30분부터 5시 사이 대전 서구 관저동의 한 초등학교 시청각실 창고실에서 하교하던 하늘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돌봄 수업이 끝난 하늘양에게 접근해 책을 주겠다며 시청각실로 오게 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도구는 범행 당일 점심시간에 학교에서 2㎞가량 떨어진 곳에서 직접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는 지난 10일 오후 5시 15분께 하늘양이 돌봄 수업 후 연락되지 않는다며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가족과 학교 관계자 등과 함께 학교 내외부 수색을 벌였고 하늘양의 할머니가 시청각실 창고실에서 흉기에 찔린 하늘양과 A씨를 발견했다.

하늘양은 심정지 상태였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범행 후 자해해 목과 팔 부위에 상처를 입었으나 병원에 옮겨져 응급 수술을 받았다.

수술 전 A씨는 경찰에 자신이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백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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