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 인구소멸,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으로 막는다[지방소멸 해법-단체장에게 듣는다]
봉화군, 베트남 첫 독립 '리 왕조' 후손 세거지
'K-베트남 밸리사업'으로 인구소멸 탈출 시도
드라마, 웹툰으로 홍보…이주민, 여행객 유치
박 군수 "인구증가 정책의 국제적 모델 될 것"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박현국 봉화군수가 2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봉화군의 지방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2.24 (사진=봉화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24/NISI20250224_0001777351_web.jpg?rnd=20250224174145)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박현국 봉화군수가 2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봉화군의 지방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2.24 (사진=봉화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인구는 지역의 성장과 존폐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인구감소는 주민세, 지방소득세 등 세수 감소와 직결돼 지방소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인구감소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에 필요한 과제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뉴시스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방소멸 해법을 듣는 코너를 마련했다.[편집자주]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봉화군은 2023년 7월 인구 3만명 선이 붕괴된 이래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1967년대 12만여 명까지 늘었지만 정점을 찍은 뒤 현재 2만8900여 명으로 주저앉았다. 지난해의 경우 사망자 535명, 출생자 46명으로 연간 489명이 자연감소했다. 단순계산해도 현재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한 해 500여 명의 사회적 유입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각 지자체의 인구 유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이마저도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이 같은 대책은 한계가 있다는 시각이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이 같은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에 희망을 걸고 있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은 국내 유일 베트남 리 왕조 유적지 개발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 한-베 양국 간 우호 증진은 물론 다문화인들 유입 및 교류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이다.
현재 충효당이 있는 봉화 봉성면 일대에 베트남 역사공원과 베트남 길, 베트남 마을 조성을 추진 중이다. 이는 타 지자체와는 차별화된 인구유입 정책으로 중앙정부 및 베트남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다음은 박현국 봉화군수와의 일문일답.
-봉화군의 인구감소 대책은.
"단기적으로는 전입자에 대한 축하금 지급, 청년 전입자 주택임차료 지원사업, 가업승계 소상공인 및 농업인에 대한 정착지원 사업 등이 있다. 청년과 학생 유입을 위한 청년브랜딩 탐색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미래형 영농기반 구축을 위한 봉화형 스마트팜 조성 사업,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을 위한 봉화군 치유산업 발굴, 지방소멸 대응 인구 유입 활성화를 위한 민간아파트 유치 및 정주여건 개선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많은 지자체에서 청년유입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시행 중이다. 봉화군의 청년 유입정책은.
"주력 사업으로 청년브랜딩 탐색지원사업,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 가업승계지원금 등이 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한 청년브랜딩 탐색지원사업은 1개 팀에 최대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한다. 청년 단체의 로컬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창업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다. 예비 청년창업가와 지역청년활동가의 성공적인 창업을 위해 타지역 단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필요한 역량 교육 및 선진지 답사 등 활동비를 지원하는 로컬크리에이터 활성화 지원사업을 올해도 시행할 예정이다.
월 100만원씩 최대 3년간 지급하는 가업승계지원금은 지역 소상공인을 육성하고, 청년 유입을 확대해 지역에 활력을 주고 있다. 예비 청년 창업가 사업에 필요한 사업화 자금도 지원한다. 전입 청년에게는 매월 10만원씩 3년간 월세를 지원한다. 지역농가 생산성을 높이는 스마트팜 농업, 지역공동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마을기업 육성,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 등도 있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은 타 지자체와 확연히 차별화된 정책이다. 그 중심에 있는 베트남 리 왕조는 누구인가.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박현국 봉화군수가 2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봉화군의 지방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2.24 (사진=봉화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2/24/NISI20250224_0001777350_web.jpg?rnd=20250224174140)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박현국 봉화군수가 24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갖고, 봉화군의 지방소멸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02.24 (사진=봉화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장발은 임진왜란이 발생하자 19세 어린 나이로 편모슬하 가장이면서도 모친의 허락을 받고 전장으로 달려가 문경새재에서 혈전 끝에 전사했다. 이 같은 역사적 사실을 볼 때 리 왕조 후손이 800여 년간 봉화에 살면서 많은 문화적 흔적을 남겼다. 국내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이주민은 25만여명, 우리나라를 찾는 한 해 베트남 관광객은 4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이 사업을 통해 베트남 이주민은 물론 유학생과 다문화가족들, 베트남 여행객들을 봉화로 유치하려는 사업이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의 핵심은.
"봉화는 베트남 리 왕조 후손의 유적(충효당, 유허비, 재실 등)이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직계 종손 및 후손들도 거주하고 있다. 이 역사적 연원을 바탕으로 한-베 양국을 잇는 인적, 물적 네트워크 거점이 될 수 있는 베트남 다문화인들의 요람으로 조성하려는 것이다. 특히 가속화 되고 있는 봉화군의 지방소멸 위기를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관광 등으로 생활인구 증대를 통해 극복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다. 주요 시설로 베트남 리 왕조 유적지 조성, 한-베 역사문화콘텐츠 센터, 연수·숙박시설,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에 소요 비용과 시간은.
"사업비는 총 2000억원 정도이다. 국비 1000억원, 도비 210억원, 군비 490억원, 민자 300억원이다. 사업기간은 2033년까지 10여년이 걸린다. 해당 부지는 11만8890㎡ 규모이다. 이 사업은 행안부, 문체부, 교육부, 경상북도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예산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 같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에 대한 베트남 반응 및 홍보 대책은.
"충효당 사람들이 살던 마을을 둘레로 해서 조금씩 변화가 있다. 베트남 교육부 장관으로 거론되던 교수 한 분도 몇년 전 봉화로 이사를 왔다. 곧이어 베트남인 3명이 또 옮겨왔다. 이들은 리 왕조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이 높다. 문체부에서는 봉화에 정착한 리 왕조 후손들의 800년 세월을 드라마 또는 영화,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웹툰 등으로 제작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한류 바람이 불고 있는 베트남에 뿌리면 큰 효과가 기대된다. 베트남의 한-베 의원 연맹은 물론 베트남에 나와 있는 삼성그룹도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조만간 베트남 정부와도 투자 관련 협의를 진행시킬 계획이다."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성공하면 타 지자체에 모범적인 정책으로 남을 것 같다.
"이 사업은 단순히 베트남 5대 명승 조형물 몇개 설치한 후 관광객이나 이주민을 유치하려는 사업이 아니다. 인구유입은 물론 정부에서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생활인구 증가 효과까지 거두려면 한국 거주 베트남 사람들의 생활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이주민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지와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고, 교육 문제 등도 신경써야 한다. 최소 10년은 걸려야 정착 인구가 늘 것이다. 이 사업은 인구 증가 정책의 국제적인 모델이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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