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트럼프 관세 폭탄 때 올해·내년 성장률 1.4%로 추락"
3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

President Donald Trump addresses a joint session of Congress at the Capitol in Washington, Tuesday, March 4, 2025. (Win McNamee/Pool Photo via AP)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폭탄과 다른 국가들의 보복 관세 등으로 반발해 통상 환경이 악화되는 경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은이 13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올해 2분기 중으로 시행될 것으로 봤지만, 실제로는 2월 초로 앞당겨졌다고 했다. 아울러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관세(25%)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발표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은 대미 수출 감소와 교역 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 및 물가에 대한 하방 압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세부적으로는 글로벌 무역갈등의 전개 양상을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고 시나리오별 전망치도 제시했다. 기본 가정은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여타 무역적자국에 대해서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으로 2026년에는 점진적으로 인하가 이뤄질 경우다.
비관 시나리오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적자국에 관세를 점차 높여 부과한 후 내년 중에도 이를 유지하는 경우다. 이에 주요국은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고 미국도 재차 보복에 나서는 경우를 가정했다.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경제전망 당시보다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한은은 지난 25일 2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5%와 1.8%로 제시한 바 있다.
비관 시나리오를 통해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기본시나리오보다 각각 0.1%포인트, 0.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기본 시나리오 상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1.5%와 1.8%가 모두 1.4%로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한은은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내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가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이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를 선반영해 상당폭 하락했다는 점에서다.
트럼프 1기 당시인 2017년말 이후 2019년 8월까지 국내 주가 누적 하락률은 21%에 달한다. 2018년 3월 미·중 상호관세 부과 당시에는 3.5% 떨어졌고, 10월 미·중 군사 갈등이 부각되며 14.7% 급락했다. 이듬해 5월과 8월에는 각각 미·중 무역협상이 무산되고, 상호관세 인상 우려에 6.9%, 2.8% 더 떨어졌다.
하지만 트럼프 2기에는 보호무역 강화 및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장기평균을 상당폭 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향이 제약적이란 분석이다. 조선·방산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업종의 실적개선 기대가 높은 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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