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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구원투수 노태문, 산적한 과제 어떻게 풀까?

등록 2025.04.02 11:2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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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X부문장 직무대행 등 '세 개 모자'

가전·TV·모바일 모두 어렵다…책임 막중

신사업 괜찮을까…직무대행 한계 우려도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태문 사장과 함께 2020년 10월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태문 사장과 함께 2020년 10월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2020.10.22.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삼성전자 노태문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 사장이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으로 품질혁신위원장과 함께 기존 MX사업부장까지 '3개의 모자'를 쓰고 삼성전자 가전·TV·모바일 사업을 지휘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가 수시 인사를 통해 노 사장을 DX부문장 직무대행에 앉힌 건 리더십 공백 장기화를 막고 조속한 조직 안정화를 도모한다는 의지가 담겼다.



한 부회장이 지난달 25일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삼성전자는 DX 수장 자리가 '공석'이 되는 전무후무한 사태에 직면했고, 이를 조기 수습할 사람이 필요했다.

노 사장은 지난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입사한 뒤 30년 가까이 모바일 사업에 몸담으며 입지를 다졌다. 특히 삼성의 스마트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갤럭시 시리즈 성공을 이끈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삼성 내부에서는 오랜 기간 DX부문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온 노 사장 외에 다른 인물을 떠올릴 수 없었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현재 노 사장은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DX부문 유일한 사내이사이며 이재용 회장 신임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가전·TV·모바일 모두 어렵다…책임 막중

하지만 노 사장 앞에 산적한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 가전, TV, 모바일 전 분야에서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받으며 글로벌 선두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는 D램 등 반도체와 TV, 스마트폰 등 세트 주력 사업에서 모두 점유율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전 세계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16%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TCL(14%), 하이센스(12%) 등 중국 업체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애플과의 경쟁 속 무섭게 따라붙고 있는 샤오미, 트랜지션, 오포 등 중국 업체들도 견제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관세 정책은 삼성전자 글로벌 공급망에 거센 압박으로 적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베트남 등 무역 적자가 큰 나라를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예고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주력 생산공장들이 있는 곳이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 공장에서 TV, 메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등을 만들고 있다.

베트남에는 박닌성에 모바일·네트워크 공장, 타이응웬성에는 모바일 공장, 호치민시에는 TV와 생활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베트남에서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사업 괜찮을까…직무대행 한계 우려도

신성장 동력 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로봇 전문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 최대주주에 오르는 등 본격적인 로봇 사업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특히 오는 5~6월 가정용 인공지능(AI) 로봇인 '볼리'를 출시할 예정이었는데 한 부회장의 유고로 출시 계획이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올해 조직 개편을 통해 미래 사업 발굴을 위해 설립한 '신사업 태스크포스(TF)'를 3년 만에 팀으로 격상시켰다. 신사업 TF는 한 부회장 직속으로 DX부문 신사업 발굴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왔는데 이번에 팀으로 격상되면서 본격적인 신사업 발굴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다.

노 사장이 한 부회장 후임으로서 신사업 추진 작업을 이어갈 수는 있지만 직무대행 특성상 대형 인수합병(M&A) 등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M&A를 추진해왔지만 아직 2016년 미국의 전장 기업인 하만을 인수한 것에 비견될 정도의 대규모 M&A는 나오지 않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lovelypsych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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