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공보의 1년 새 25% 감소…"의료 공백 우려"
의과·치과·한의과 공보의 지난해 534→올해 477명
의정갈등 속 현역행·복무 종료·타지역 차출 3중고
거점화 등 안간힘…"지역 의사제, 의대 설립 필요"
![[화순=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로 빚어진 의료 공백 상황에서 공보의들의 차출이 시작된 12일 오후 전남 화순군 이서보건지소 앞으로 마을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03.12. leeyj2578@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4/03/12/NISI20240312_0020262949_web.jpg?rnd=20240312151024)
[화순=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전공의들의 현장 이탈로 빚어진 의료 공백 상황에서 공보의들의 차출이 시작된 12일 오후 전남 화순군 이서보건지소 앞으로 마을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4.03.12. leeyj2578@newsis.com
[무안=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 농어촌 주민 건강의 최후보루인 공중보건의가 해마다 크게 줄고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의대 전형 다각화 등을 통한 지역의사 확보와 의료취약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보건시스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남 농어촌 지역에서 1차 의료와 공공보건 업무에 종사할 공보의 194명을 신규 배치했다. 이로써 전남 공보의는 총 477명으로, 지난해 534명보다 57명, 비율로는 10.7%나 감소했다.
의과가 229명에서 179명으로, 한의과가 199명에서 190명으로 각각 50명과 9명 줄어든 반면 치과는 106명에서 108명으로 2명 늘었다. 의과공보의 기준으로 2010년 479명이던 것이 15년 만에 3분의 1로 가파르게 감소한 셈이다.
인구 감소, 저출산 풍조와 별개로 의정 갈등 속에 복무기간이 3년으로, 일반현역병의 2배에 달해 현역 입영을 택한 전공의들이 급증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사직 등으로 수련과정이 중단되면 즉시 입대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올해 전공의 3300명이 입영 대상자로 대거 분류되면서 2023년 904명, 2024년 642명이던 병무청 공보의 선발인원은 올해는 250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의 38% 수준이다.
이에 따라 지역에 배치되는 인원 역시 크게 줄어든 반면 복무 종료로 사회에 복귀하는 전남 공보의만 76명에 달하고, 타 지역 전출도 40여 명에 달해 수급 불균형에 따른 공보의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보건지소에 공보의가 배치되지 못하는 악순환 되풀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전남 보건지소 216곳 중 의과 공보의가 상주하는 곳은 133곳(62%)에 불과하고 76곳은 순회 진료로 운영 중이다.
전남도는 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우선, 도서지역 보건지소에는 공보의를 2명씩 배치, 24시간 근무가 가능토록 하고 육지는 면 단위 의료기관 중 공보의가 없는 곳에 우선 배치하는 응급처방을 내렸다. 미배치 된 곳엔 순회 진료와 전국 최초 비대면 진료로 힘겹게 의료공백을 메꿔 나가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면 단위 보건지소를 통폐합해 '거점보건지소'를 설치 운영할 방침이다.
보건의료계에서는 10년 가까이 지역 의무복무를 골자로 의대 정원의 20%를 선발하는 일본의 사례처럼 입시 전형을 다각화해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지속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지역의료계 관계자는 "공보의 제도는 도입된지 어느덧 50년이 다 됐다"며 "농어촌 여건과 시대적 변화, 수요자들의 요구 등을 감안해 볼 때 새로운 모델의 공보의 제도가 필요하다"며 "전남 국립의대 신설도 이런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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