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북 코앞 北 '비핵화 불가' 선언…"핵보유국 인정하라는 對中 압박"
표면상으로는 미측 주장 반박했지만, 중측에도 '비핵화 불가' 메시지
북중 정상회담서 핵보유국 지위는 협상 대상 아니라는 점 천명한 셈
"中 신뢰하는 듯 보이지만 시진핑에 대한 고도의 심리적 압박 성격"
러 든든한 '뒷배', 핵무기 생산능력 향상된 점 등이 北 자신감에 영향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9/05/NISI20250905_0020961980_web.jpg?rnd=20250905093231)
[서울=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악수하는 모습.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무부장은 7일 노동신문에 낸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재확인했다는 미측 주장을 "완전한 날조이고 허황한 거짓정보"라며 부인했다.
김 부장은 "비핵화 집착이 매우 특이하게 강한 미국관리들의 희망일 수는 있어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표면상으로는 미측 주장을 반박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시 주석의 국빈 방문(8~9일) 직전이라는 시점을 고려하면 중국 쪽에도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즉, 김여정 담화의 핵심은 단순히 '비핵화는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라기보다는 북중 정상이 만나더라도 "핵보유국 지위는 협상 대상 자체가 아니다"라는 점을 천명한 데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부장은 담화에서 "자위적 핵전쟁 억제력의 끊임없는 강화노선은 불가역적 최종 결론", "핵무력은 국가주권과 국가방위의 핵심역량", "국가헌법에 대한 위헌 행위에 대해 논의하지 않는다" 등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난달 미·중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 동의했다고 발언한 반면, 중국 측은 이에 대한 별도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중 정상회담의 '비핵화 재확인' 합의를 전면 부인한 것은 시 주석에게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압박이나 논의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선제적으로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결과적으로 김여정의 이번 담화는 미국의 비핵화 요구에 대한 공개적인 반발인 동시에, 시 주석에게 북중 관계 개선과 핵 문제는 별개라는 점을 사전에 통보한 성격으로 볼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중국이 미국과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알려진 상황 자체가 부담일 수 있는 북한 입장에서 시 주석 방북 직전 공개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거론한 것은, 북중 정상회담 의제 설정 과정에서 북한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중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이 이를 전면 부인한 데 대해 "당사자인 중국은 침묵하고 있으나 김여정 부장이 나서서 반박하는 모양새"라며 "이는 중국을 신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 혹은 시진핑 주석에 대한 고도의 심리적 압박 성격"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시진핑 방북을 코 앞에 두고 다소 강한 어조로 비핵화 의제를 사전 통제하는 모양새는 과거와 다른 자신감이 뒷받침"이라며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을 기점으로 북러 밀착이 심화되면서 북한이 러시아라는 든든한 '뒷배'를 두고 있는 점, 지난 3일 핵물질 2배 증산을 과시하는 등 실질적인 핵무기 생산능력 향상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임 교수는 분석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담화의 발신자가 대외·대미·대남을 총괄하는 김정은 최측근 김여정이라는 점, 시진핑 방북 이틀 전에 발표한 타이밍을 놓고 "중국을 향한 직접 메시지로 해석된다"며 "표면적 반박 대상은 미국이나, 실질적 핵심 수신자는 방북을 앞둔 중국"이라고 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또 "북한을 비핵화 대상이 아닌 핵보유국이자 동등한 전략적 파트너로 인정하라는 대중 압박 시위의 성격"이라며 "핵보유국 지위에 대한 명시적 인정 요구보다는 기정사실 묵인 압박, 핵보유국 간의 전략적 공조 구도 연출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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