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코인시장 판갈이①]'빅4' 거래소만 원화 거래 허용…25곳은 코인 거래만

등록 2021.09.25 22:00:00수정 2021.09.25 22:23:0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2018년부터 이어진 '4대 거래소' 체제 굳혀

ISMS 미인증 거래소 무더기 폐업 불가피

"유통 제한되면 투자 줄어…다양한 코인 상장·거래돼야"

[코인시장 판갈이①]'빅4' 거래소만 원화 거래 허용…25곳은 코인 거래만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가상자산(암호화폐) 사업자의 금융당국 신고가 24일 마감되면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구조조정이 일단락됐다. '빅4'를 중심으로 한 원화마켓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로 업계가 재편되고 현재까지 운영되던 66개 거래소 중 절반 이상은 무더기로 폐업 절차를 밟게 됐다.

2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까지 29개 거래소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사업자 신고접수를 완료했다. 이 중 1개사(업비트)에 대해서는 17일 신고수리가 결정됐다.

특정금융정보이용법(특금법)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영업을 지속하려는 기존 사업자는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과 함께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를 받아 FIU에 사업자 신고를 24일까지 마쳐야 했다.

ISMS는 기업이 주요 정보자산 보호를 위해 구축 및 운영 중인 정보보호 관리체계가 인증기준에 적합한지를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 후 3년간 유효하며 사업자는 3년마다 갱신 심사를 받아야 한다.

원화, 달러 등 금전과 가상자산 간 거래를 중개하는 원화마켓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ISMS 인증과 함께 은행의 실명 확인 입출금 계정 발급 확인서가 필요하다. ISMS 인증을 받았으나 은행과의 실명계좌 발급 계약에 실패한 거래소는 암호화폐로 코인 거래를 하는 코인마켓만 운영할 수 있다.

4대 거래소 체제 굳혀…ISMS 미인증 37곳 영업 종료

24일까지 ISMS 인증과 실명계좌 확보 등의 요건을 갖춰 원화마켓 운영을 계속하게 된 거래소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 등 대형 거래소 4곳이다.

4대 거래소를 제외하고 ISMS 인증을 획득한 거래소는 총 25곳이다. 이들은 코인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한다. 일부는 추후 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원화마켓 운영 재개를 시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고팍스와 후오비코리아 등 중소거래소가 원화마켓 운영을 계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컸다. 이들은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접수를 앞두고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했으나 최종적으로 '불가' 통보를 받으면서 24일 원화마켓 운영을 종료했다.

ISMS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37개 거래소는 이날부터 영업을 종료하게 됐다. 기존 자산 인출 업무는 최소 30일 진행해야 하며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이용자들의 개인정보 등도 파기해야 한다.

이날부터 금융당국에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영업하면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2018년부터 이어진 '4대 거래소' 체제가 공고해졌다. '빅4'는 2018년 은행이 실명계좌 발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먼저 제휴를 맺었던 거래소들이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투자 감소…투자자 피해 우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장 구조 재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 교수는 "암호화폐 시장을 망가뜨리는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자본유통이 제한되면 투자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특임교수도 "은행도 중앙은행, 1금융권, 2금융권의 역할이 각각 다르듯이 거래소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 4개로는 부족하다"며 "한국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크게 성장하려면 여러 거래소에서 다양한 코인들이 상장되고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중소거래소 투자자의 손실 가능성도 지적했다. 그는 "4대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은 코인은 현금화가 어렵다"며 "이러한 코인의 규모는 3조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인마켓으로 전환한 중소거래소는 이미 거래 실종이 나타나고 있어 문을 닫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 거래소에만 상장된 코인을 가진 투자자는 결국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 중 4대 거래소를 제외한 집계 가능한 거래소 18곳의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 예치금은 총 2조3495억원으로 나타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