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마술사의 새로운 가능성…국내 1위 매직 크리에이터 '니키'[튜브가이드]

등록 2023.02.10 06:00:00수정 2023.03.15 15:18:5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구독자 71만명 매직 크리에이터 '니키' 인터뷰

각 분야 전문가와 겨루는 '매직 페이커'로 유명

3주 이상 치밀한 준비…"세상에 하나 뿐인 쇼"

업계 최고 근무 환경…"마술사의 가치 높일 것"

[서울=뉴시스]마술사 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니키가 지난 2일 니키아티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니키 제공) 2023.0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마술사 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니키가 지난 2일 니키아티브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니키 제공) 2023.02.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예전부터 마술사는 화려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그려졌다. 만화 '명탐정 코난'에 등장하는 '괴도 키드'나,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 영화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다. 미디어 속 마술사는 복잡한 트릭을 통해 관객의 혼을 빼놓는 재치 있고 낭만적인 사람이다. 그런데 그런 화려함 뒤에는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직업적 고민이 존재한다.

"노래는 수천 번을 들어도 좋고, 오히려 시간이 지난 뒤에 들으면 더 좋아요. 그 노래를 들었던 당시의 순간들이 떠오르니까요. 하지만 마술은 그렇지 않아요"

마술을 시작한 지 20년, 프로로 활동한 지 10년이 넘은 마술사 '니키(본명 양희준)'의 말이다. 특정 마술을 두 번째 봤을 때는 처음보다 충격이 덜하고, 횟수를 거듭할수록 지루하고 식상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마술사들은 관객들에게 항상 새로운 즐거움을 주기 위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니키는 요즘 국내에서 가장 '핫한' 매직 크리에이터다. 2012년 BIMF 부산국제마술대회 스테이지, 2014년 스위스 '바덴 마기쉬(Baden Magisch)' 국제마술대회 우승자다. 또 마술 관련 온라인 콘텐츠로 업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튜브 채널 '니키'는 10일 기준 구독자가 71만3000명으로 국내 마술 관련 채널 중 1위다. 뉴시스는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니키아티브' 사무실에서 니키와 인터뷰를 갖고 마술과 마술사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니키의 간판 유튜브 콘텐츠는 마술을 통해 각 분야 전문가와 겨루는 '매직 페이커'다. 지금까지 오목 기사 장원철 5단, 축구선수 이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황두현,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 손수환을 출연시키는 등 섭외력이 돋보인다.

매직 페이커는 한 달 주기로 만들어진다. 기획과 마술 제작에만 3주가 걸린다. 항상 새롭고 특별한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치밀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니키는 "콘텐츠 하나를 만들 때 일주일 동안 그 분야를 공부한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 퍽이 골대를 향해 날아가거나, 마술로 오목 돌의 색깔을 변하게 하는 등 해당 분야에 적합한 마술 트릭을 늘 새로 만들어내야 하는 까닭이다. 즉 매직 페이커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쇼이자, 전문가 한 사람을 무대에 올리기 위한 '맞춤 퍼포먼스'다.

그래서인지 출연자들의 반응도 남다르다. 니키는 "당구 편을 촬영할 때, 선수가 촬영 초중반에 ‘저 그냥 그만하면 안 될까요. 너무 무서워서 나갈래요’라고 했다. 밖에 팀원 세 분이 있었는데 그분들도 다 기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스하키 편에서도 선수들이 ‘아이스하키로 이게 되냐’며 경악했다"고 했다.

이제는 마술도 영상 콘텐츠에 최적화된 형태로 진화 중이다. 니키는 가장 자신 있는 마술이 무엇인지 묻자 "과거에는 손기술 마술, 공 마술이라고 했겠지만 지금은 '영상 마술 콘텐츠'라고 하고 싶다"고 답했다. 여러 가지 트릭과 아이디어, 스토리를 조합해 재미있는 영상으로 풀어내는 것에 가장 신경 쓴다는 설명이다.

콘텐츠에 대해서는 굳건한 철학이 있다. '영상 출연자들의 반응이 진짜인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안 그래도 언젠가 하고 싶었던 얘기다. 우리는 100% 리얼이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미 마술 자체가 거짓말이다. 마술을 제외한 나머지는 진실로 두고 싶다. 이건 내 가치관이고, 철학"이라고 힘줘 말했다.

최근 전 세계 마술 업계는 심각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마술을 즐기는 세대가 줄어들고 있는 데다 설상가상 격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친 탓이다. 니키 역시 국내 마술 업계에 대해 "5년, 10년 뒤의 미래에 대해 확언할 수 없다"고 염려했다.

그럼에도 니키아티브 사무실의 업무 환경은 매우 쾌적했다. '훌륭한 마법사이기도, 좋은 고용주이기도 한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니키는 민망한 듯 웃었다.

그는 "니키아티브는 아마 국내 마술 업계에서 최고의 시설을 갖추고 있을 거다. 사실 업계 차원에서는 이 점을 굉장히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고백했다. 대다수의 마술사 및 지망생들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니키는 "마술과 마술사의 가치를 올리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근 니키아티브의 슬로건은 '마술의 대중화'에서 '가능성'으로 바뀌었다. 이 단어는 '마술의 가능성'이기도 하지만 '마술사의 가능성'을 뜻하기도 한다. 마술을 널리 알리는 일뿐만 아니라 마술 업계와 종사자들의 미래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니키는 "후배, 동료 마술사에게 '마술사도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전부 팬분들과 시청자분들 덕분이고, 이제 시작이다"라고 전했다.

누군가가 마술을 '사양길에 접어든 분야'로 치부할 때, 니키는 뉴미디어를 활용해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중은 새로운 분야가 아니라 새로운 즐거움에 환호한다. 마술은 니키의 말대로 '이제부터 시작'이다.

◎튜브가이드 제보
▶이메일 :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