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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연석 "어떻게 하면 평범해 보일까 고민했죠"

등록 2023.02.1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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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

유연석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배우 유연석(39)은 JTBC 종방극 '사랑의 이해'를 통해 멜로 연기에 자신감을 얻었다. 그 동안 '응답하라 1994'(2013) '미스터 션샤인'(2018)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2(2020~2021) 등 작품마다 멜로 라인이 있었지만, "온전히 멜로만 다룬 작품은 뜸했다. 흔한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멋있는 캐릭터로 그리기 보다 '어떻게 하면 평범한 느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30대 마지막 작품으로 멜로를 하고 싶은 욕심이 컸는데, "이 장르에서 확고한 신뢰를 준 것 같다"며 만족했다.
 
"30대에 보여줄 수 있는 멜로가 있지 않느냐. 지금 이 때 해보고 싶었다. 만 나이 통일법 시행 발표가 안 나서 그랬을까. 1년 더 연장 돼 올해까지 멜로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웃음) 상수는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인물이었으면 했다. 맨 처음 극본을 받았을 때 평범한 직장을 다니지만, 굉장히 호감형이고 좀 더 멋진 모습으로 그리려고 한 포인트가 있었다. 작가·감독님께 '좀 더 평범하고 찌질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평범함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했다."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서로를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理解)하는 이야기다. KCU은행 영포점 직원들의 사내 연애를 그렸다.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회 3.2%(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 16호 3.6%로 막을 내렸다. 시청률은 높지 않았지만, 현실적인 연애 이야기로 공감을 샀다. "주변에서 '재미있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웰메이드'라고 표현해줘서 고마웠다. 수치상으로 시청률만 가지고 판단하기에는 애정이 많이 남는 드라마"라며 "대화거리가 많이 된 것 같다. 나도 포털사이트 실시간 톡을 켜놓고 봤는데, '이렇게 열띤 토론을 하나' 싶었다"고 귀띔했다.

'나의 아저씨'(2018) 촬영팀이 함께 해 영상미도 뛰어났다. "나의 아저씨 촬영 감독님이라고 해 반가웠고 기대도 많이 했다. 덕분에 영상미가 좋게 나온 것 같다"며 "요즘 드라마보다 호흡이 느려 나의 아저씨와 비교해서 봐주는 것 같다"고 짚었다. "돈을 다루는 은행에서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고, 대출 심사 과정에서 수치상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않느냐"면서 "은행이라는 공간과 인물의 갈등 구조를 잘 대비해 표현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유연석 "어떻게 하면 평범해 보일까 고민했죠"

유연석이 맡은 종합상담팀 3년차 계장 '하상수'는 지극히 현실적이었다. 예금창구 4년차 주임 '안수영'(문가영)과 PB팀 대리 '박미경'(금새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곤 했다. 마지막회에서 상수는 카페를 운영하는 수영과 재회했다. 두 사람은 우연한 만남이 반복 돼 묘한 감정을 느꼈다. "상수는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도 아니"라며 "각가의 캐릭터에 몰입해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다. 누군가한테는 찌질해 보이고, 누군가한테는 솔직해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잣집 딸인 미경이 준 양복을 부담스러워하고 외제차도 받지 않은 것과 관련해선 "남자 분들은 공감할 것"이라고 했다. "'왜 차를 안 받지?'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상수가 미경이한테 '난 100%가 아닐지 모른다'고 하지 않았느냐. 100% 마음이 간 적 없었고, 늘 마음 한 켠에 수영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러 가지 속물적인 생각으로 미경이와 만남을 이어갔고,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다. 그런 선물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예전에 이뤄지지 못한 사랑 연기를 하면 '잘 표현한다'고 해주더라. 어렸을 때 짝사랑도 많이 하고 아픔도 있어서 상수의 외사랑하는 부분을 공감했다. 보는 분들도 '하이퍼 리얼리즘 드라마'라며 열변을 토하더라. 갈등을 부정할 수 없어서 현실적인 드라마라고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런 사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냐고? 난 너무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비교하기 힘들 것 같다. 직장 생활을 안 해봤고, 그런 상황에 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복잡하고 힘들 것 같다."

초반에 문가영(27)과 멜로 연기도 설렘을 줬다. "조금 어색하고 설레어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왔다"면서 "그 때 유독 더워서 얼굴과 귀가 빨개졌다. 근데 '저렇게 설레서 귀가 빨개진 연기도 한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가영씨가 나이에 비해 작품 경험이 많다 보니 집중을 잘했다. 나이 차가 있지만 선후배 허물없이 편하게 지냈다"며 "신 관련해서 서로 '이렇게 할 거야'라고 얘기한 적이 없다. 정말 어려운 역인데, 자연스럽게 표현해줬다. 의아하다고 생각한 신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다.
[인터뷰]유연석 "어떻게 하면 평범해 보일까 고민했죠"


어느덧 데뷔 20년을 맞았다. 영화 '올드보이'(감독 박찬욱·2003)를 시작으로 드라마·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연극·뮤지컬 등 매체를 구분하지 않고 활동했다. 지난해도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과 뮤지컬 '젠틀맨스가이드', 영화 '배니싱: 미제사건'(감독 드니 데르쿠르) 등으로 쉴 틈 없이 바빴다. 다음 달 1일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 티빙 드라마 '운수 오진 날'에선 연쇄살인마를 연기할 예정이다.

"멜로 라인이 많이 들어와서 선택하게 되는 것도 있다. 댓글 보면 '유연석 멜로 눈빛 나왔다'고 좋아해주더라. 예전에 악역 했을 때 좋아한 팬들도 많다. 수리남 찍고 멍뭉이에서 따뜻한 모습 보여주고, 이런 과정이 재미있다. 계속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다양한 플랫폼 안에서 연기할 수 있는 자체가 감사하다. 배우가 직업일 뿐 영화·연극배우 등으로 나눠서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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