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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철 로우카본 대표 "첫 기후테크기업...기술 특례 상장 추진"

등록 2023.02.22 10: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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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탄소 유해성 인식…불모지였던 CCUS 기술 개발 나서

로우카본, 기술특례 통해 올해 하반기 코스닥 상장 목표

이철 로우카본 대표이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철 로우카본 대표이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어린 시절 파란 하늘과 흰 구름, 투명하게 내리쬐던 햇살에 대한 기억이 선명합니다. 그러한 맑은 하늘과 상쾌한 공기가 경제 발전과 함께 점점 사라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우리 후손을 위해서라도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환경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이철 로우카본(LowCarbon)  대표이사는 최근 뉴시스와 만난 자리에서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로우카본은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 생성을 저감하는 '전처리 탈황촉매'와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활용하는 'CCUS 기술'을 보유한 환경 백신기업이다. 올해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철 대표는 두산그룹 출신의 청년 사업가였다. 이 대표는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두산그룹에 취직했으나 창업을 위해 퇴사했고, 친구와 함께 공동 현관 출입 제어, 주차 관제, 인터폰 등 홈 시스템에 적용되는 셋톱박스를 제작해 1년여 만에 50억원에 달하는 돈을 벌게 됐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해당 사업에 진출하면서 이 대표의 사업은 하향세로 접어든다. 이철 대표는 "당시 우리 만의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삼성전자 등 대기업 브랜드가 밀고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영업이익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사업 아이템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니면 이렇게 힘든 거구나 생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연구 개발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 대표는 기존 사업을 접고 새 창업을 준비하던 중 환경 사업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

이 대표는 "2004년 중국에 방문해 보니 미세먼지 문제가 생각보다 더욱 심각했고 앞으로 환경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됐다"면서 "중국 북경에 1인 연구법인을 설립하고 칭화대 연소공학부 학자 등을 만나 조언을 얻는 등 미세먼지와 온실가스를 원천적으로 저감시키는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과감하게 환경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기존 홈 시스템 사업에서 확보한 자금력도 있었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도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대학 시절 부전공으로 연소공학을 이수해 환경 공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전 세계 각국이 이산화탄소 감축 등 탄소 중립(넷제로) 실현을 위해 다양한 환경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이산화탄소의 유해성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황산화물질(SO2) 등을 저감하는 '탈황'에 대한 논의만 있었을 뿐 탄소 감축에 대해서는 벤치마크할 기술이나 기업도 없는 사실상 불모지였던 셈이다.

[인터뷰] 이철 로우카본 대표 "첫 기후테크기업...기술 특례 상장 추진"


이 대표는 "그때만 하더라도 탄소를 왜 제어해야 하는지 사람들이 많이 알지 못했고 사회적인 요구 수준은 황산화물질을 잡는 것에 그치고 있었다"면서 "사실상 탄소 감축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맨땅에 헤딩하는 격이었던 셈"이라고 기억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황산화물질 등 대기오염 물질을 줄일 수 있는 연소 효율 극대화 기술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하는 기술이 핵심이라는 믿음을 갖고 기술 개발에 매진했다. 이후 10년여의 노력 끝에 CCUS 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2016년 한국에서 로우카본을 설립하게 된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단 한 푼의 매출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은 이 대표의 신념에 공감했던 많은 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매출 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기술에 대한 이해, 사명에 대한 공감, 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면서 "정말 필요할 때 공감하고 도와주는 엔젤투자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후위기 솔루션 기업으로써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는 것이다. 그는 "탄소 감축 기술에 있어 퍼스트 무버가 되고 블루수소 생태계 완성, CCUS 기술을 통한 넷제로(Net-zero)  실현 등 공기 중 미세먼지와 지구 온실가스를 줄여 더 나은 지구 환경과 인류 행복을 추구할 것"이라며 "회사의 슬로건 역시 '우리는 세상의 하늘을 다시 파랗게 만드는 것(We make the world’s sky blue again)'"이라고 설명했다.

로우카본은 올해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기업공개(IPO)도 이런 비전을 위한 첫 과정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기술성 평가를 진행하고 하반기에 코스닥 입성을 예정하고 있다"며 "하나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이미 지정 감사도 두 번 받는 등 철저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기술평가만 제대로 받으면 코스닥 상장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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