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덫 벗어나 닻 올려 돛 달다…'해적왕' 에이티즈, 낭만주의 미학

등록 2023.03.23 09:12:08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확실한 세계관으로 강력한 팬덤 형성한 K팝 4세대 간판 그룹

1년2개월 '더 펠로우십' 투어로 43만 에이티니 만나

4월 28~29일 서울서 투어 정리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어기 어디 여차 / 이제 닻을 올려라 어두운 맘을 걷어라 / 어디든지 we can go (we can go) / 우린 뭐든 뭐든 돼 우릴 따라오면 돼 / 손을 높게 들어 / 너와 나 타는 불빛 아래 찬란한 그곳으로"(에이티즈 '해적왕' 중)

'해적왕' 그룹 '에이티즈(ATEEZ)'는 그 콘셉트의 불가피성을 무대와 성실함으로 설득해낸다. 상상으로만 빚어내는 세계관이 아니라 팬덤 '에이티니(ATINY)'와 함께 좀 더 확실한 공감을 위한 특권이라고 할까. 작정하고 대중적인 곡 작업을 지양하고, 자신들의 개성을 꾸준히 밀고 나가는 이유다.

혹자는 무대 실력자인 에이티즈가 세계관을 좀 덜어내고, 좀 더 대중적인 곡을 발매한다면 콘셉트 장벽에 다소 낯섦을 느끼는 이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럼에도 에이티즈 멤버들은 "저희는 처음부터 하고 싶었던 게 분명했던 팀"이라는 점을 분명히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카페에서 만난 에이티즈 캡틴(리더) 홍중은 "애초에 세운 장기적인 계획을 바꾸면서까지 히트곡을 노리고 대중적인 후크송을 만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저희 여정 속에서 좋은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대중적인 곡이 있으면 가감 없이 공개하고 싶기는 해요. 하지만 히트곡을 바란다고 히트하는 건 아니라는 걸 저희도 잘 알고 있죠. 항상 고민을 하면 언제가 때는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대중성을 잡기 위한, 변화를 위한 변화는 힘들지 않을까 해요. 저희 틀 안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대중성이라는 '덫'을 벗어나 항상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닻'을 올리고, 자신들을 향해 불어오는 바람에 '돛'을 맡긴 채 본인들만의 리듬으로 순항하고 있는 셈이다. 모험을 즐기는 에이티즈 식의 낭만주의 미학이다.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10월24일 데뷔한 에이티즈는 4세대 K팝 보이그룹을 대표하는 팀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팀 이름은 '어 틴에이지 지(A TEEnage Z)'의 축약으로, '10대들의 모든 것을 담겠다'라는 포부를 상징화했다. 처음부터 해외를 중심으로 반응을 얻었고 재작년 6월 종영한 엠넷 서바이벌 프로그램 '킹덤: 레전더리 워'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K팝 팬들에게 이름을 더 알렸다.

특히 지난해 7월 발매한 앨범 '더 월드 에피소드 1 : 무브먼트(THE WORLD EP. 1 : MOVEMENT)'로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 3위 첫 밀리언셀러 등극 등의 기록을 썼다.

중소 기획사 출신으로는 이례적인 성과다. 멤버들은 처음부터 소속사 KQ엔터테인먼트 김규욱 대표와 확실한 목표를 설정한 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회사와 함께 애써왔다고 했다. 홍중은 "큰 틀에선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세세한 모든 건 회사에 맡겨요. 가족 같은 분위기라 고무적"이라고 긍정했다.

이렇게 에이티즈 멤버들과 직원들이 협업을 잘 해왔기 때문에 오는 30일 데뷔하는 에이티즈의 동생 보이그룹 '싸이커스(xikers)' 멤버들은 좀 더 나은 환경과 시스템에서 실력을 쌓아올 수 있었다.

우영은 "저희와 회사가 가꿔놓은 시스템 안에서 성장하는 걸 보면 성취감도 들고 뿌듯함도 있다"고 반가워했다. 성화도 "저희 데뷔 전에 미국에서 한 달 간 현지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그게 좋은 결과를 내 싸이커스 멤버들도 이번에 다녀왔어요. 좋은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후배들 잘 봐주세요"라고 청했다.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에이티즈. 2023.03.22. (사진 = KQ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에이티즈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더 펠로우십 : 브레이크 더 월' 7개국 유럽 투어를 성료했다. '더 펠로우십' 타이틀로 진행한 두 번의 월드투어를 통해 약 1년2개월간 전 세계의 43만 팬들을 만났다. 1년에 절반가량은 해외에서 머물거나 비행기를 타는 이들은 현지의 랜드마크를 찾거나 박물관·미술관 등을 찾아다니며 조금이라도 식견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영은 "유튜브를 통해 그 나라의 역사를 공부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에이티즈는 오는 4월 28~29일 '더 펠로우십 : 브레이크 더 월 - 앵커 인 서울(ANCHOR IN SEOUL)'을 펼치고 이번 투어를 정리한다.

에이티즈를 비롯한 다수의 K팝 그룹의 전 세계적인 활약에도 일각에선 'K팝 위기론'이 불거진다. K팝 붐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단체 활동 공백기 등으로 인해 K팝의 파괴력이 약해질 수도 있다는 예상이다. 실제 차트 성적 등에서 위기가 이미 감지되고 있다는 조심스러운 목소리도 있다. 해외를 자주 오가는 에이티즈가 체감하는 K팝의 현재는 어떨까.

감히 자신들이 'K팝 미래'에 대해 운운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전제한 홍중은 "투어를 다니다 보면 불안한 시기, 확신하게 되는 시기가 섞여 있다"고 했다. 다만 올해가 자신들에게 중요한 해이고, 좋은 기회가 찾아오고 있다고 긍정했다.

"방탄소년단 선배님들이 좋은 길을 닦아주셨잖아요. K팝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게 만들어주셨는데 덕분에 저희에게도 좋은 기회가 많이 오는 시기예요. 그래서 저희에겐 위기를 붙이는 건 맞지 않은 거 같고, 위기가 오지 않도록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