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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금리인상기, 신흥국 자금 4020억 달러 순유출

등록 2023.03.31 12:00:00수정 2023.03.31 12: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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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두 차례 인상기에는 순유입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영향"

이번 금리인상기, 신흥국 자금 4020억 달러 순유출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으로 신흥국의 투자자금이 4020억 달러 순유출 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 2004년과 2014년 있었던 금리 인상기 당시 투자자금이 순유입 됐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행은 31일 '조사통계월보'에 실린 '미 통화정책 긴축이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이번 긴축기에는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에 비해 매우 빨랐다는 점에서 미 통화정책이 신흥국 투자자금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은 일반적으로 달러화 유동성을 감소시키고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로 이어진다. 그러나 과거 미 연준 통화정책 긴축기 중 신흥국 투자자금의 흐름을 살펴보면 오히려 순유입을 보였다. 반면 이번 긴축기에는 순유출이 발생했다.

한은은 과거 세 차례의 미 연준 통화정책 긴축기 ▲2004년 6월~2006년 6월 ▲2014년 11월~2019년 4월 3기 ▲2021년 10월~2022년 9월 중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 데이터를 살펴봤다.

그 결과 2004년과 2014년 처음 두 차례의 긴축기에서는 투자자금이 각각 110억 달러, 1480억 달러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번 긴축기에는 지난해 9월말가지 4020억 달러의 자금이 순유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긴축기조 전환 이전에 장기간 큰 폭의 완화기조가 지속됐던 두 번째 긴축기 초기(2014년 4분기~2015년 말)에도 540억 달러의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의 경우처럼 장기간 완화기조가 이어진 후 긴축기조로 전환된 경우나, 이번처럼 금리 인상 폭, 속도가 시장의 예상 속도를 상회했던 경우 모두 투자자금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이다.

한은은 또 패널분석을 통해 성장, 금리, 리스크 관련 변수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우리나라와 여타 신흥국 간 투자자금 유출입 결정요인의 영향력을 비교했다.
 
실증분석 결과,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에는 성장 및 리스크 관련 변수가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변수의 기여도가 금리 관련 변수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긴축기 들어 금리 변화의 영향력이 다소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최근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빠르게 인상된 데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자금 유출입 결정요인의 영향력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성장률 격차 및 변동성지수(VIX) 영향이 신흥국 평균에 비해 큰 반면, 금리 변수의 영향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조유정 한은 국제국 국제금융연구팀 과장은 "신흥국 투자자금 유출입을 전망하거나 그 요인을 분석할 때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외에도 금리 인상 속도와 긴축기조 전환 이전의 통화정책 기조 등 다양한 요인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며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거나 장기간의 완화기조가 지속된 이후 긴축기조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투자자금이 순유출되면서 대외부문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이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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