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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경영 승계 프로그램 확대…본부장급부터 육성"

등록 2023.05.31 13: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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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그룹 회장·은행장 선임에도 적용

본부장 2·3년차 연 50시간 연수 도입

우리금융 "경영 승계 프로그램 확대…본부장급부터 육성"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우리금융그룹이 최고경영자(CEO) 선발 과정의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이번에 도입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회장 선임에도 적용키로 했다. 내부 인재풀 육성을 위해 본부장급을 대상으로 연 50시간의 연수 과정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정수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상무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 내부 논의만으로 은행장 및 자회사 CEO를 선발하는 게 금융업계의 관행이었다"며 "절차적 투명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그룹 회장 한 명의 독단적인 판단과 영향력을 배제하고자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24일부터 약 2개월에 걸쳐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지난 26일 차기 우리은행장에 조병규 후보를 추천했다.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은 외부 전문가와 내부 인사가 참여한 4단계 과정으로 구성됐다. 단계별로 ▲전문가 심층 인터뷰(외부) ▲평판조회(외부) ▲업무역량 평가(내부) ▲심층면접(자추위)로 구성됐다.

1단계 외부 전문가 심층 인터뷰에서는 리더십 유형을 진단하고 은행 경영 전반에 대한 비전·이해력·습득력, 유연한 사고, 상황 대처 능력 등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분야별로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산업 이해 ▲은행 경영 및 성장 전략 ▲규제·리스크관리·ESG 전략 ▲리더십 및 커뮤니케이션을 평가했다.

이 상무는 "원래 경영 승계 프로그램은 2, 3년 과정으로 진행되면서 코칭으로 역량을 '레벨업' 하고 경영자 후보의 업적이나 성과가 종합적으로 측정돼야 한다"며 "그런 과정을 압축하고 학습 역량도 배양해야 하는 부분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단계 외부기관 다면평가는 업무상 강점, 커뮤니케이션, 조직관리, 품성, 도덕적 이슈 및 약점 등 다양한 조사영역을 검증했다. 다각적 분석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해 상사, 동료, 부하 등 직급별로 인터뷰 대상을 분산했다.

3단계에서는 후보자들이 사외이사를 대상으로 업무보고를 진행했다. 현업 집중도 제고를 위해 현 담당업무 사업계획을 중심으로 주제를 선정했다. 사업계획 및 주요 현안을 주 테마로 하고 자회사별 특성에 맞는 세부주제를 2~3개 이상 선정했다.

이후 숏리스트를 선정, 경영계획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은행장 내정자를 선정했다.

회장 선임에도 적용…본부장급부터 차기 리더 육성

우리금융은 이번을 계기로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은행장뿐만 아니라 회장 선임에도 도입하고 내부 인재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 상무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기업문화 혁신의 중요 과제로 삼았다"며 "앞으로 중요한 리더를 뽑을 때 이번 프로그램의 교훈과 경험을 활용하고 내재화, 메뉴얼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본부장급 간부부터 차기 리더로 육성할 예정이다. 이 상무는 "본부장 2~3년 차를 대상으로 연간 50시간 이상의 연수를 도입할 것"이라며 "단순히 교육기관 파견으로 수업만 듣는 게 아니라 테스트나 토론 등 피드백을 받는 과정을 거쳐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향후 그룹 회장과 은행장 등 비중 있는 리더를 선임할 때 경영 승계 프로그램 적용할 계획이다. 이 상무는 "향후 손익 비중이 커지는 자회사가 있을 수 있어 회장과 은행장으로 적용 대상을 한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본시장을 본업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자회사의 CEO는 지금도 은행 출신이 없다.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우리은행장 후보 결정까지 두 달 이상이 소요되면서 일각에서는 경영 공백 우려가 제기됐다. 이 상무는 "압축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는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면서 "네 명 후보 모두 자격을 갖췄기 때문에 선정 과정에서 취임 후 업무 파악 기간에 따른 공백은 없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그 부분은 우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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