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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1년 반 만에 늘었는데…부동산으로 자금 쏠릴까

등록 2023.06.02 06:00:00수정 2023.06.02 08: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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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4개월만 증가 전환

금리 내리자 주택 구입 나서

은행 가계대출 1년 반 만에 늘었는데…부동산으로 자금 쏠릴까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년 반 만에 늘어났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대출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전망이 퍼지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9조6762억원으로 전월 508조9827억원보다 6935억원 늘었다. 주담대 잔액은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동안 감소폭을 키우며 줄었으나 지난달 반등했다.

가계대출 잔액도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77조6122억원으로 전월보다 1431억원이 늘었다. 주담대 잔액 증가에 힘입은 결과다.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등은 전월보다 잔액이 줄었다. 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기존 대출을 상환한 규모가 신규 대출액보다 더 크다는 의미다.

최근 대출금리가 하락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렸고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면서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급매가 사라지는 등 부동산 수요가 살아나고 대출금리도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다시 '러시'가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담대 잔액이 지난달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신규 취급액은 약 2~3개월 전부터 늘어나는 추세였다"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 구입 시기를 지켜보고 있던 수요자들이 이제부터 움직일 만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변동형 대출을 선택할 경우 향후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전세대출 잔액은 줄고 주담대 잔액은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주택을 구입해 전세에서 이동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은 123조9570억원으로 한 달 사이 9222억원이 줄었다.

부동산 시장은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날 기준 3184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8월(4065건)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거래량은 2월부터 세 달 연속 2000건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5월 다섯째 주(2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4% 올라 2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면서 주담대 금리는 하단이 3%대까지 내려왔다. 올해 초에는 변동금리 상단이 8%를 돌파한 바 있다. 전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2~5.76% 변동형 금리는 연 3.91~6.15%로 집계됐다.

한편 주담대가 늘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증가했음에도 신용대출 잔액은 1년 6개월째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109조6731억원으로 2583억원이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 구입에 보태는 용도 외에 신용대출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 신규 대출이 크게 창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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