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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어둠을 헤치고…최정윤, '감정 레일' 깔고 덜컹거림 없이 나아갑니다

등록 2023.06.08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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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3개월 만에 발매한 새 EP '이모셔널 트레인' 호평

감정을 폭탄처럼 던진 음반…"홀가분"

17~18일 CJ아지트 광흥창서 콘서트

새로운 '유니버스' 완성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친근함과 쉬움은 다르다. 싱어송라이터 최정윤은 대중성을 감안하면서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미학적인 만듦새에 허점(虛點)을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의 대표곡들인 '사라져', '달라', '댄스 위드 미 베이비(Dance with me baby)', '실리 러브 송(Silly Love Song)' 등은 따라 부르기 쉬운 곡들이지만 완성도 측면에선 평가절하당할 곡들은 아니다. 

최정윤이 최근 발매한 새 EP '이모셔널 트레인(Emotional Train)'은 그녀의 음악적 내공을 새삼 증명한다. 2017년 2월 첫 EP '임브레이스(Embrace)' 이후 무려 6년3개월 만에 내는 두 번째 EP.

흐릿한 감정들은 최정윤의 과감한 노랫말과 서정적 멜로디를 타고 분명함을 껴안는다. 이 '감성적인 기차'라는 제목을 단 음반의 곡들은 최정윤의 감정·경험·고민을 레일로 깔고, 청자와 공감대를 넓히며 음악 오류에 대한 덜컹거림 없이 나아간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게 최정윤의 매력이다. '이모셔널 트레인' 곡들은 감정의 개별 여행에서 보편성의 일상으로 흘러 들어간다.

특히 '이모셔널 트레인'은 최정윤 '유니버스(Yoon:iverse)'의 꼭짓점이 된다. 한 없이 나약한 우리와 어설픈 희망을 위해 음악이 있다. 최정윤이 그걸 부른다. 청량한 음성으로 주로 여름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목소리에서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듣는다. 최근 소속사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에서 만난 최정윤은 "너무 잘 나온 EP라 뿌듯하고 좋아요. 무엇보다 저 스스로 위로 받은 음반"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그녀와 나눈 일문일답.

-싱글은 계속 내왔지만 두 번째 EP가 무려 6년3개월 만에 나왔어요.

"늘 앨범 단위로 생각을 하고 음원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싱글을 먼저 내고 앨범을 내자는 의견이 주변에 많았어요. 근데 그 싱글들이 다 음반의 타이틀곡으로 썼던 곡들이었거든요. EP를 내려고 하면 타이틀곡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많이 늦었어요. 아무래도 정규는 뮤지션들의 로망이죠. 지금 당장 정규를 내기는 힘들 것 같고, 조금 더 EP를 낸 뒤 내공이 생기면 더 큰 단위의 음반을 내고 싶어요."

-내공을 말씀하셨는데 전 정윤 씨 음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력보다 외모가 먼저 눈에 띄는 지점도 있고 동세대 싱어송라이터들보다 음악적인 부분을 덜 주목받아 뮤지션으로서 손해 보는 느낌이 들어요.

"아무래도 그런 부분엔 '사라져'가 크죠. 이 노래 때문에 제가 많이 알려졌어요. 얼핏 듣기엔 쉬워 보이는 노래인데 사실 편곡·코드·작곡·작사 측면에서 쉽지 않은 곡이거든요. 또 귀여운 이미지에 친근하게 다가가다 보니까 음악적인 것보다 다른 것들을 먼저 봐주시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음악적으로 긴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 이번 EP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이번 앨범 내고 진짜 뿌듯했어요. 싱글은 결과를 바로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좀 있거든요. 그래서 좀 더 시선을 신경 쓰게 되는 부분이 있죠. 이번 EP를 내고 나서 그런 것들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에요. 되게 뿌듯해요. 제 이야기를 담아서 노래를 했고, 마음에 들게 앨범이 나왔고, 사진·영상 모든 게 뿌듯해 행복해요."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어떤 부분들이 잘 나왔다고 판단하나요?

"첫 번째 트랙 '스트레인저(stranger)'는 약 4년 전에 썼던 곡이거든요. 두 번째 트랙 '왓 두 유 원트(What Do You Want)?'는 최근에 썼고요. 시기별로 왔다갔다 하는데 트랙별로 제가 좋아하는 편곡자 분이랑 작업을 했고 그런 작업을 통해 제 곡이 새롭게 태어나는 기분이 들었어요. 제 감성은 그대로인데 새로운 옷이 입혀지니까 너무 멋있더라고요."

-앨범의 메시지나 서사에서 의도한 부분은요?

"'스트레인저'는 처음 썼을 때부터 앨범의 첫 번째곡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앨범에 실린 곡 중 가장 오래됐는데 이번 앨범을 여행으로 봤을 때 그 시작엔 '낯선 느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느낌을 '스트레인저'로 주고 싶었어요. '왓 두 유 원트?'는 제가 겪은 불안함이나 갈등을 노래했는데 속마음에서 그것이 오래도록 고조됐다가 사그라지는 서사를 담았습니다. 이런 점들을 봤을 때 앨범의 완성도가 너무 좋다고 생각해요. 하하."

-'네가 원하는 모습이 된다면 넌 행복해할까?'라고 초반에 노래하는 '왓 두 유 원트?'는 슬픈 노래예요. 선공개 된 곡이기도 하죠.

"전 평상시 생각이 많은 사람이에요. 왜냐면 제 직업이 늘 누구한테 사랑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그래야 다음 스텝이 있고요. 그런데 이 사랑을 주시는 게 영원하지 않고, 언제 돌아설 지 모르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다고 할까요. 이런 것에만 신경 쓰다가는 '제명에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도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겠다는 포부를 담은 노래예요."

-그런 지점이 최근 뮤지션으로서 고민인가요?

"네. 그런데 이 노래를 썼을 때 홀가분했어요. 많은 분들이 제가 이런 말을 할 줄 모르셨을 텐데, 속마음을 이렇게 노래로 녹이고 나니까 후련하고 좋더라고요. 부를 때마다 속이 시원해요. 다만 단점은 노래할 때 관객들을 쳐다보지 못하는 거요. '뭘 원해?'라고 노래해야 하는데 죄송해서 눈을 쳐다보지 못해 이 곡을 부를 땐 밑을 봐요. 하하."

-앨범의 만족도가 높다는 건 그간 갈급했던 부분들이 해소됐다는 건가요?

"싱글을 낼 때는 다른 분들 의견도 중요해요. 그런데 이번에 내고 싶었던 곡을 다섯 곡 모두 내니까 너무 좋았어요. 제 이야기를 한번에 다 마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타이틀곡 '싫은 점'은 꼭 피처링이 필요했던 곡인가요?

"예전에 기리보이 님의 '투투(22)' 피처링을 했는데, 이후에 기리보이 님이 피처링하실 수 있는 제 곡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곡의 분위기 자체를 기리보이님을 생각하면서 만든 곡이라 기리보이님이 피처링을 하지 않으면 안 됐어요. 그 분이 꼭 들어와야 하는 노래였습니다."

-'투투'에선 두 뮤지션이 어떤 시너지를 냈나요?

"되게 맑고 깨끗하게 부르는 걸 원하셨어요. '직선으로 꾸미지 않고 불러주세요'라고 하셨죠. 그렇게 불렀는데 그 위에 기리보이 님 목소리가 들어오니까 잘 맞더라고요. '잘 어울린다' '풋풋한 느낌이 든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댄스 위드 미 베이비'를 들으시고 연락을 주셨다고 하셨는데, 밝고 순수한 목소리가 좋았나봐요."

-'금방 사랑에 빠지는 편!'(금사빠!)은 어떤 곡인가요?

"이번 앨범에 실린 곡 중에 작업이 가장 어려웠어요. 실화로 시작했다가 픽션으로 끝났죠. 원래 전 노래를 한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쓰는 편이에요. 그런데 이 곡은 인터루드(간주)까지밖에 안 나오는 거예요. 편곡자 분(hoiwave)에게도 뒷부분 작업을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죠. 그렇게 같이 쓰게 된 건데 또 제가 곡을 같이 쓰는 게 처음이라 멜로디가 나오지 않고 너무 작업이 어려웠죠. '이거 안 낼래'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발매하지 않으면 안 됐던 곡이었어요. 앨범 중에 가장 신나는 곡이기도 했고요. 결국 어찌 어찌 완성했고 '애증의 노래'가 됐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더라고요. 아빠도 이 곡이 가장 좋다고 하셨어요. 하하. 편곡자님과 협업도 제겐 큰 도움이 됐죠. 디테일한 부분을 챙겨주시고 곡을 효과음으로 살려주시니까 재밌더라고요."

-'나는 아직 많이 불안해'는 '정윤 그리고 현서'라는 타이틀로 같이 작업도 했던 박현서 씨가 도움을 준 곡이기도 하죠.

"이 노래는 정말 100% 제 이야기로 쓴 자전적인 곡이에요. 곡을 쓰면서도 울기도 했어요. 누군가를 좋아해도 나 때문에 (관계가) 잘 안 풀리는 거 같은 거예요. '난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내가 못해서 그런가'라는 우울한 생각도 들고요. 음원 발매 전 한 친구(싱어송라이터 김수영)가 '나 얼마나 더 아프고 깨져야'라는 노랫말에 놀라더라고요. '깨져야'라는 말은 가사에 쓰기 어려운 건데 너무 솔직하다고요. 그런데 그 솔직함 때문에 더 와닿는다고 했어요. 전 아무 생각 없이 일기 쓰듯이 쓴 곡이었는데 '솔직한 노래였구나'라고 나중에 깨달았죠."

-그런 솔직함으로 인해 스스로 위로를 받은 부분이 있나요?

"네. 부를 때마다 울컥해요. '너무 밑바닥'의 모습인데, 그걸 들려드리면서 감정에 몰입하다 보니까 울컥하기도 하고 살짝 부끄럽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동시에 들더라고요. (곡에 플뤼겔 호른을 쓴 이유를 묻자) 제가 원래 브라스를 좋아하는데 트럼펫 같은 경우엔 제가 듣기엔 세요. 플뤼겔호른은 조금 더 따듯한 소리가 나서 이번 노래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음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건가요?

"'어떻게'가 없어요. 아빠가 음악을 너무 좋아하세요. 성가대 지휘를 하셨거든요. 프로 뮤지션이 아닌데 곡을 쓰시고 악기도 열 가지 정도 다룰 줄 아세요. 노래도 잘 하시고요. 그렇게 지휘를 하시고 노래를 만드시는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했죠. 덕분에 어릴 때부터 여러 악기를 배웠어요.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 바이올린, 플루트 등을 배웠고 그렇게 자연스럽게 음악에 노출됐죠. 아빠가 이 질문이 나올 때마다 좋아하세요. 아빠 성함은 최병수 씨입니다. 하하."

-그렇게 음악을 자연스럽게 접하긴 했지만 음악에 대한 저항심을 갖게 된 때는 없었나요?

"원래 클래식 음악을 했어요. 고3 입시 한달 전까지 플루트를 전공했죠. 클래식음악을 연주하는 건 좋은데 듣는 건 맞지 않더라고요. '이걸 평생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입시 한 달을 앞두고 '실용음악을 하겠다'고 선언을 했죠. 준비를 해서 미국 버클리 음대에 갔어요. 피아노 전공으로 입학했는데, 원래 미국에 있는 학교를 가고 싶었어요. 미국에선 장점이 하나 있더라도 그걸 많이 봐주니까 용기가 났죠."

-그러다 데뷔는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학교에 들어갈 때도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게 아니었어요. '작곡하는 사람이 돼야지'라는 생각을 했죠. 그런데 작곡한 곡을 들려주기 위해 노래를 직접 하다 보니까 '노래해도 되겠다. 싱어송라이터 해봐'라고 주변에서 권했고 그럼 '내가 부를 노래를 직접 써볼까'라는 생각에 한국에 와서 모든 싱어송라이터 대회에 출전을 한 거죠. 그곳에서 만난 심사위원님, 선배님들이 앨범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음원을 내야겠다고 단순히 생각한 거고요."

-싱어송라이터로서 삶은 만족하나요?

"이번 EP를 내고 만족하게 됐어요. 이전까지 고민이 많았거든요. 특히 '사라져'가 대중에게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 노래를 '계속 써야 하나'라는 압박도 컸죠. 저는 사실 그런 노래만 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원래 '나는 아직 많이 불안해' 같은 차분한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죠. 어쩌다 '사라져' 같은 곡을 쓰게 됐는데 그게 인기를 끌게 된 거예요. 이런 음악을 더 이상 쓰지 못하면 음악을 그만해야 하나 같은 생각도 들었죠. '댄스 위드 미 베이비', '실리 러브 송' 같은 곡은 제 노력에 의해서 만들어진 거지 온전히 제 감성에 의해 나온 건 아니었거든요. 그런 곡을 쓸 때마다 템포, 드럼비트 등을 계산하면서 '나는 어디 있지'라는 고민을 했었죠. 그런데 이번 EP를 내면서 그런 생각이 없었어요. '이번 앨범이 저'예요."

-'이모셔널 트레인'이라는 앨범 제목도 그런 다양한 감정과 생각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건가요?

"맞아요. 처음 음반을 기획했을 때 제가 직접 PPT를 하면서 제목을 '이모셔널 밤(bomb)'이라고 소개했었어요. '감정 폭탄'이었죠. '내가 이 다섯 곡의 감정들을 너희들에게 폭탄으로 던질 거야'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제 노래가 그렇게 센 편은 아니니까, '폭탄'보다는 '트레인'으로 가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주변에서 해주셨어요. 그게 또 제 이미지랑 맞기도 했고요. 폭탄이라고 하면 스모키 메이크업에 일렉 기타를 쳐야 할 거 같은 분위기잖아요. 하하. (노래들 감정의 진폭이 폭탄급은 된다고 하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하. 그래서 되게 홀가분해요. 다 던졌으니까요."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정윤. 2023.06.08. (사진 = 매직 스트로베리 사운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EP와 함께 콘서트(17일 오후 6시·18일 오후 5시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로 이어지는 유니버스 세계는 어떻게 설정된 겁니까?

"이번 EP 자체가 새로운 세계로 가는 느낌이에요. 거기를 통과할 때 처음 필요했던 게 '왓 두 유 원트?'죠. 기차 탑승을 위한 티켓 같은 느낌이 들어 이 곡이 실린 싱글 제목도 '어 티켓(A Ticket)'으로 했어요. 콘서트 티켓도 기차표처럼 만들어서 드리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굿즈도 여행 콘셉트에 맞게끔 제작했어요. 무엇보다 공연 자체가 유니버스의 마지막 여정이라 셋리스트 자체도 진입하는 거, 머무르는 거, 어디론가 떠나는 거 등으로 나눴죠."

-이번 콘서트가 끝나면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 들 거 같아요.

"근데 살짝 무서워요. 끝나면 너무 공허하지 않을까 해서요. 사실 EP를 막 냈을 때도 무서웠어요. 늘 싱글을 내고 나서도 공허하고 허무했거든요. 한번에 다섯 곡이 빠져나가는 EP는 얼마나 허무할까라는 생각이 든 거죠. 근데 의외로 행복해요. 이런 패턴이 의아하기 하죠. 공연이 끝나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해요. 하하."

-앞으로 또 다른 고민들을 맞이하겠지만 뮤지션 최정윤, 인간 최정윤으로서 더 의연하게 대처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맞아요. 그리고 이제 좀 더 용기가 생긴 거 같아요. 이것만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생각이요. 저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괜찮겠다는 긍정적인 생각도 들고요."

-'감정 폭탄'을 던져서 '멘털 방패'를 얻는 느낌입니다.

"맞아요. 오히려 제가 위로를 더 많이 받은 앨범이에요. 온라인에 이번 앨범 관련 악플이 몇 개 있는데 예전 같았으면 '어떡하지'라며 안절부절 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어쩌라고. 내가 좋다는데. 뭐야?'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하. 무엇보다 타격감이 없어졌다고 할까요. 또 예전엔 공연에 많은 분들이 오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했는데 '오시는 분들이랑 재밌게 놀아야지'라는 생각부터 이제 들더라고요. 갑자기 쿨해졌어요! 또 이번 EP를 내고 좀 쉬어야지 생각했는데 막상 내고 나니까 '다음 노래 뭐하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예전엔 곡을 만드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며 힘들어했는데, 흥미부터 듭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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