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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또 멈추나"…시멘트값 줄인상 예고에 건설업계 '노심초사'

등록 2023.06.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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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성신양회, 내달부터 시멘트값 14% 전격 인상 예고

레미콘·건설업계 "유연탄값 내렸는데, 인상 납득 못해"

시멘트값 인상→레미콘값 도미노 인상→분양가 상승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시멘트 업계에 가격 인상이 확산되고 있다. 성신양회는 "7월부터 현재 톤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 폭은 14.3%다. 앞서 쌍용C&E는 7월1일부로 1종 벌크시멘트는 톤당 11만9600원, 슬래그시멘트는 톤당 10만9300원에 공급하겠다고 수요 업계에 공지했다. 현재 공급가보다 14.1% 오른 금액이다. 5일 서울시내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2023.06.05.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시멘트 업계에 가격 인상이 확산되고 있다. 성신양회는 "7월부터 현재 톤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인상 폭은 14.3%다. 앞서 쌍용C&E는 7월1일부로 1종 벌크시멘트는 톤당 11만9600원, 슬래그시멘트는 톤당 10만9300원에 공급하겠다고 수요 업계에 공지했다. 현재 공급가보다 14.1% 오른 금액이다. 5일 서울시내 레미콘 공장에 믹서트럭이 주차되어 있다. 2023.06.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난해 시멘트 가격 급등 이후 레미콘 공급 차질로 건설 현장 일부가 멈췄는데, 올해 또 그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지난 7일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올라서 힘들게 버티고 있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년 새 이미 4차례나 가격을 올렸고, 최근에는 유연탄 가격이 내려갔는데도, 가격을 또 올리겠다는 통보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며 "실제 가격 인상으로 단행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시멘트업계가 시멘트값 인상을 예고하면서 건설업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멘트값 인상을 두고 시멘트업계와 레미콘업계 간 갈등으로 공기 지연 및 셧다운, 공사비 증액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국내 시멘트 업계 1위 회사인 쌍용C&E는 최근 "오는 7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t당 10만4800원에서 11만9600원(14.1%)으로 올릴 계획"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레미콘업계에 통보했다. 또 성신양회도 내달부터 t당 10만5000원인 1종 벌크시멘트 가격을 12만원으로 14.3%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쌍용C&E와 성신양회에 이어 삼표, 아세아, 한라, 한일 등 나머지 시멘트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시멘트를 만들 때 제조 원가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인상되면서 시멘트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시멘트업계 측의 설명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전기요금이 kWh당 평균 13.1(9.5%)원 올랐고, 2분기에는 또 8(5.3%)원 오르는 등 전기료 급등으로 이익이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레미콘업계와 건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시멘트 원가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내렸는데, 가격을 또 인상하는 건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한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유연탄 가격이 가격이 3분의1 수준으로 하락해 전기료 인상분을 최소화할 수 여지가 있는데도, 전기료 인상을 빌미로 가격을 올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건설사들이 레미콘값을 쉽게 인상해주지 않는데, 중간에 낀 입장에서 난감하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시멘트 파동으로 현장에 필요한 레미콘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공기가 지연되고, 일부 현장은 수급이 아직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와 같은 시멘트 파동이 올해 또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시멘트업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반발 이후 유연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지난 2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1년 6월 기준 t당 7만5000원대였던 벌크 시멘트 가격은 ▲2021년 7월 7만8800원 ▲2022년 2월 9만2400원 ▲2022년 10만5400원으로 올랐다. 이 기간 누적 인상 폭은 4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시멘트값 인상으로 공사 원가 부담이 커지면 분양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서 계약한 공사비로 원자잿값을 감당하기 어렵게 되면 건설사는 발주처를 상대로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며 "시멘트값 인상 여파로 레미콘값이 오르면 공사비 갈등은 더 심화되고, 공사비 증액에 따른 분양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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