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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 300]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등록 2023.06.08 08:2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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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6월 2주차 개봉 영화 및 최신 개봉작 간단평을 정리했다.

이거 패러디 영화인가요…트랜스포머:비스트의 서막(★★)

[영화평 300]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면 '트랜스포머' 시리즈 리부트(reboot·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확신할 수 있다. 바로 '어벤져스' 시리즈를 위시한 마블 영화다. 역대 가장 성공적인 슈퍼히어로 시리즈를 벤치마킹 하는 걸 비난할 순 없다. 성공 사례를 좇아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다만 아무리 벤치마킹이라고 해도 오리지널리티를 대놓고 포기하는 행보는 당황스럽다. 물론 변신로봇은 이 시리즈에만 있는 고유한 캐릭터. 그러나 그 캐릭터들로 '어벤져스'를 패러디 하는 듯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할 말을 잃게 된다.

거부할 수도, 싫어할 수도 없는…범죄도시3(★★☆)

[영화평 300]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범죄도시3'는 영리하다. 관객이 원하는 게 뭔지 정확하게 안다. 관객은 '범죄도시3'에 새롭고 신선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뻔하고 익숙한 걸 원한다. 왜냐고? 아직 질리지 않았으니까. '범죄도시' 시리즈는 애초에 파인다이닝이 될 생각이 없다. 오래 살아남아 소울푸드가 되길 원한다. 이번에도 마석도(마동석)는 악당들을 흠씬 두들겨 패고, 주먹질을 하지 않을 땐 개그에 전념하며 성실히 움직인다. 그의 액션에는 여전히 쾌감이 있고, 그의 유머는 다른 어떤 영화보다 타율이 높다.

고요한 격정 속에서…말없는 소녀(★★★☆)

[영화평 300]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요란한 영화가 판을 치는 시대에 '말없는 소녀'는 너무 고요하기 만해서 눈에 띄지 않을 것 같다. 이 영화는 분명 느리고 조용하지만, 그 속을 인내심을 갖고 들여다보면 곧 끓어오를 것만 같은 격정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내 빠져들 수밖에 없다. '말없는 소녀'를 완벽한 영화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감정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한다는 점에서 온전한 영화라고는 할 수 있다. '말없는 소녀'의 장면들을 복기하다보면 진실된 감정을 표현하는 게 무엇인지 알게 된다.

굳이 내려칠 이유는 없어요…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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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는 1989년에 나온 동명 애니메이션 원작을 충실히 계승하면서도 시대에 발맞춰 진일보한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실사화의 한계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디에 초점을 두고 보느냐에 따라 이 영화에 대한 평가는 갈릴 수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영화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은 한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추구했다는 이유로 이 작품을 내려치기 할 이유는 없다. 게다가 이 작품은 막상 뚜껑을 열어 보면 이런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그렇게 PC하지도 않다.

돈 값 하네…분노의 질주:라이드 오어 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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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려진 것처럼 '분노의 질주'는 11편이 마지막 영화다. '분노의 질주:라이드 오어 다이'는 10번째 영화로 앞으로 나올 11편과 2부작을 이룬다.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분노의 질주'는 이 시리즈의 모든 걸 다 쏟아낸다. 제작비만 무려 3억5000만 달러. 차로 할 수 있는 모든 액션,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액션을 보여준다. 빌런을 포함해 그간 등장한 캐릭터가 모두 등장하는 것도 큰 볼거리다.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도미닉 패밀리와 함께 달리면 된다.

기쁨의 뒷담화…슬픔의 삼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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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담화만큼 재밌는 게 어디 있나. 실컷 욕하고 힘껏 비웃고 마음 가는대로 비꼬고 대놓고 조롱하며 박장대소 하다 보면 쌓였던 스트레스는 순식간에 사라진다. 그게 아무리 정신승리에 불과해도, 정신승리가 끝난 뒤 찾아오는 건 현타 뿐이라 해도 그 강렬한 카타르시스는 도저히 떨쳐낼 수 없다. '사피엔스'를 쓴 유발 하라리도 '뒷담화는 악의적인 능력이지만 인간 사회에서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라는 식으로 말하지 않았나. 지난해 칸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영화 '슬픔의 삼각형'은 말하자면 147분짜리 뒷담화다. 이 수다를 정신 없이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엔드 크레딧이 올라간다. 뒷담화 대상이 뭐냐고? 그런 게 어딨나. 걸리면 씹는 거다.

그래, 이거지…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ume 3(★★★☆)

[영화평 300]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Volume 3'(이하 '가오갤3')는 마블 스튜디오가 최근 몇 년 간 수도 없이 저지른 실책을 만회한다. 물론 이 영화를 새롭다거나 뛰어나다고 평할 순 없다. 그래도 '가오갤3'는 아마도 많은 관객이 잊고 있을 마블 영화를 보는 재미, 이 시리즈만의 매력을 오랜만에 다시 느끼게 한다. 그리고 제임스 건 감독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arvel Cinematic Universe·MCU)에서 가장 괴상하고 외로운 슈퍼히어로를 관객에게 충분히 이해시키고 그가 그토록 바랐던 친구와 가족을 되찾게 해줌으로써 10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시리즈를 매조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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