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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아내 몰래 미국서 이혼소송…법원 "이혼 무효"

등록 2014.07.29 10:48:13수정 2016.12.28 13: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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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상대 국내 이혼訴 패소하자 미국서 몰래 訴진행
 법원, 직권 형사고발…남편 재혼도 '무효'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아내를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기각되자 미국에서 몰래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이혼신고를 한 남편에게 법원이 이혼 및 재혼 무효 판결을 내렸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권양희 판사는 합의이혼 신고 된 아내 A씨가 전남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재판부는 "A씨와 B씨 사이의 이혼신고는 A씨의 진정한 이혼의사 없이 편취된 판결로 이뤄진 것"이라고 판시했다.

 앞서 B씨는 장기간 별거 등을 이유로 부인 A씨에게 2007년경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B씨는 이로 인해 이혼하지 못하게 되자 미국에서 받은 이혼 판결을 토대로 구청에 지난해 이혼신고를 제출했다.

 B씨가 제출한 미국법원 판결문에는 부인 A씨가 2011년 8월 남편 B씨와 함께 미국법원에 이혼을 신청해 판결을 받았다고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조사 결과 부인 A씨는 1995년 6월 이후 한 번도 해외로 출국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B씨가 아내 A씨에겐 알리지 않고 서로 이혼신청을 한 것처럼 미국법원을 속여 이혼판결을 받아낸 것이다.

 우리 재판부는 이혼무효 판결과 함께 B씨가 이후 미국 국적 여성과 한 재혼 역시 "(A씨와의 이혼이 무효이므로) 중혼에 해당한다"며 무효라고 봤다.

 우리 민법은 혼인 상태에서 또 다른 혼인관계를 갖는 '중혼'은 청구 등을 통해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 주법은 중혼을 혼인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혼인 무효' 사유로 보고 있다. 즉 애초부터 혼인 성립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로 청구 등을 하지 않더라도 중혼이라는 점이 증명되기만 하면 혼인의 효력이 없다는 것이다.

 B씨의 재혼 당사자가 미국 국적 여성이므로 이 경우 우리 법과 미국 주법 모두의 적용이 가능하다.

 재판부는 "중혼의 효력에 관해 당사자의 본국법이 서로 다른 경우에는 혼인의 유효성을 보다 부정하는 나라의 법률을 적용함이 타당하다"며 중혼을 '무효'로 규정한 미국 주법을 따랐다.

 재판부는 또 허위 판결을 토대로 이혼신고를 한 점에 관해 공전자기록 불실기재 혐의로 B씨를 검찰에 직권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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