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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최용수 감독 "신이 우리를 버리지 않았구나"

등록 2016.05.25 23:48:42수정 2016.12.28 17: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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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C서울 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16강 2차 경기 후반전, FC 서울 고요한이 골을 터뜨린 뒤 최용수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2016.05.2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FC서울 대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 16강 2차 경기 후반전, FC 서울 고요한이 골을 터뜨린 뒤 최용수 감독과 기뻐하고 있다. 2016.05.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벼랑 끝에 몰렸다가 극적으로 부활한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내뱉은 첫 마디는 "두 번 다시 이런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였다. 서울과 우라와 레즈(일본)의 경기는 승장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의 명승부였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라와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연장 120분 혈투 끝에 3-2로 이긴 뒤 승부차기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 0-1로 진 서울이 1-0으로 90분을 마친 것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연장 전반 아드리아노의 골이 터지면서 서울로 넘어오는 듯 했던 8강행 티켓은 연장 후반 나온 재일교포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의 두 골로 재차 우라와로 기울었다.

 패색이 짙어진 연장 후반 추가시간 고요한의 극적인 득점이 나왔다. 1,2차전 합계 스코어는 3-3. 1차전 90분과 2차전 120분의 혈투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운명을 걸린 페널티킥에서도 승부는 쉽게 나지 않았다. 믿었던 오스마르의 실축으로 진짜 무너지는 듯 했던 서울은 유상훈의 선방 두 개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최 감독은 "(두 번째) 득점 이후 상대 장점인 콤비 플레이에 두 골을 내줘 경기가 뒤집혔다"면서 "하지만 선수들을 믿었다. '신이 우리를 버리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치열했던 혈투를 되짚었다.

 이어 그는 "팬들이 좋아하고 기자들도 쓸 것이 많겠지만 나는 죽는다"면서도 "결과가 우리 쪽에 와서 기쁨이 두 배인 것은 사실"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연장 후반 재일교포 이충성에게 두 골을 내준 뒤 심경을 묻는 질문에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었다. 1차전에서 우리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경기를 했는데 오늘은 이기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여기까지인가보다'라고 생각하면서도 칭찬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믿어달라"고 말해 취재진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독 서울이 명승부를 많이 펼치는 것을 두고는 "감독 부임 후부터 극적인 승부를 팬들께 드렸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집념에 운이 좀 따랐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2년 만에 8강 무대를 밟게 된 서울은 이제부터 더 강한 팀들을 상대해야한다. "8강에 올라왔다는 것만으로 경쟁력이 뛰어나다고 봐야한다"는 최 감독은 "상대를 가리고 싶지는 않다. 우리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장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중거리슛으로 드라마 같은 승부를 지휘한 고요한은 "앞선 두 번의 크로스가 모두 정확하지 않았다. '모르겠다. 때려보자'라는 생각으로 찼는데 잘 맞아 운이 좋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고요한은 박주영의 한마디가 흔들리던 본인을 잡아줬다고 고백했다. 그는 "두 골을 내줘 막막했을 때 주영이형이 예전에 했던 말이 생각났다. '마음속으로 포기하면 그 시점부터 끝났다'는 말이었다. 그것을 생각하니 골도 들어가고 이길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서울 극장'의 희생양이 된 우라와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너무 아픈 패배다. 연장전에서 세 번째 골과 승부차기에서 결정을 짓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곱씹었다.

 5번째 키커로 골키퍼를 기용한 장면에 대해서는 "120분 간 경기를 치른 뒤 몇몇 선수들의 근육 경련이 일어났다. 선수와 소통한 뒤 (마지막 키커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우라와 골키퍼 니시카와 슈사쿠는 승부차기 4-3에서 5번째 키커로 나서 실축해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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