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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찰-유족측 2차 대치전…백남기 장례식장 환호속 불안

등록 2016.10.25 19:28:59수정 2016.12.28 17: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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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천막 안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부검영장 집행에 대한 협의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10.2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천막 안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왼쪽 두번째)을 비롯한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이 부검영장 집행에 대한 협의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부검영장 기한 마지막 날  경찰 2차 강제집행 시도  3시간 대치 끝에 경찰 철수…유족 측 환호  영장 재신청 가능성에 불안감도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고(故) 백남기씨 압수수색검증영장(부검영장) 기한 만료일인 25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은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이를 저지하려는 시민들간 대치로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했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은 이날 오후 3시 형사 100여명과 9개 중대 등 병력 1000여명을 대동한 채 부검 협의와 집행을 위해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틀 전인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강제집행 시도였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앞서 낮 12시부터 "경찰의 장례식장 침탈이 예상된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장례식장으로 집결해줄 것을 호소했다.

 경찰의 강제집행 소식에 장례식장을 지키던 투쟁본부·시민들·종교인 등은 안치실 앞 길목에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잡았다. 대열 중간에 차량을 투입시키기도 했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6.10.2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홍완선 종로경찰서장이 부검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시민들은 '우리가 백남기다' '강제 부검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의 영장 집행에 거세게 반대했다.

 경찰이 건물 내부를 통해 안치실로 진입할 것을 대비해 장례식장 3층 현관에도 시민지킴이단 수십명이 진을 쳤다.

 이날 오전부터 거세게 내렸던 비도 차츰 개, 이내 따가운 햇빛이 비쳤다.

 오후 3시께 병원에 도착한 경찰은 장례식장 1층 앞 도로를 사이에 두고 시민들과 대치했다. 경찰의 등장에 시민들은 '살인경찰 물러나라'며 구호를 제창했다.

 경찰은 오후 3시7분께 유족 법률대리인과 장례식장 인근에 설치된 노란 천막으로 이동해 1차 협의를 했다.

 15분 뒤 홍 서장은 대치 장소로 돌아와 "오늘이 영장 만료시한이다. (협의에 대한) 유족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지 법률대리인에 확인을 요청했다. 유족이 협의에 응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촉구하러 왔다"며 유족의 답변을 기다렸다.

 40여분 뒤인 오후 4시10분께 경찰과 유족 측은 노란 천막에서 2차 협의를 진행했다. 50여분 면담 끝에 홍 서장은 "유족들이 경찰과 직접 만나 협의 절차 등 대화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도 나름대로 협의를 거치겠다"며 자리를 피했다.

 영장 집행 저지에 동참하기 위해 장례식장을 찾은 시민들로 투쟁본부 대열은 장례식장 앞 도로까지 늘어졌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 만료일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5.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 고 백남기 농민 부검영장 집행 만료일인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백남기 시민단체 회원들이 경찰의 '부검영장 집행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10.25. [email protected]

 오후 5시45분께 홍 서장은 "그동안 유족 측과 부검 협의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유족은 끝내 영장 집행을 거부했고 투쟁본부에서 이를 저지한 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영장을 집행하지 못해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책임은 투쟁본부에 있다. 검찰과 협의해 영장 재신청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며 3시간 만에 경력을 철수시켰다.

 경찰의 후퇴에 유족과 시민들은 환호했다. 투쟁본부는 오후 6시10분께 장례식장 3층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의 부검 시도를 국민의 힘으로 저지했다"며 기뻐했다.

 백씨의 장녀 도라지씨는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여러분 힘으로 경찰 손에서 아버지를 지켜냈다"며 소회를 밝혔다.

 백씨는 "경찰은 사인 논란이 투쟁본부 책임이라고 했다. 적반하장이라는 말을 몇번이나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찰은 아버지를 죽인 피의자라는 점을 잊지 말고 영장 재청구를 깨끗하게 포기해달라"고 강조했다.

 백씨 부검 영장 기한은 이날 자정까지다. 다만 경찰이 "유족 협의를 거쳐 집행하라"는 법원의 조건부 영장을 반납하고 단일 영장으로 재신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백씨가 숨진 지 만 한달이 된 이날 백씨의 빈소는 기쁨과 불안이 뒤섞인 채 밤을 맞이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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