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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차이나]"중, 작년 11월 美국채 77조 어치 매각" FT

등록 2017.01.19 18: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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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시스】 박영환 기자 = 중국 시진핑(習近平) 정부가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있던 작년 11월 한달 간 무려 660억 달러(약 77조 6820억원) 어치의 미 국채를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 이탈 흐름이 거세지자 위안화 방어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 국채를 대거 처분한 것이다. 미 국채 최다 보유국 자리도 일본에 내줬다.

 18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작년 11월 이같은 규모의 미국 국채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별 매각 기준으로는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최대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 물량도 이로써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1조 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지난 2010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미 국채 최다 보유국 자리도 작년 10월 일본에 내줬다.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대거 매도한 것은 위안화 방어 차원으로 해석됐다. 미 국채를 팔아 확보한 달러를 자국 외환 시장에 풀고 위안화를 사들여 통화 가치를 지지하는 데 사용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앞서 작년 8월에도 미 국채 337억 달러(약 37조8552억원) 어치를 매각 한데 이어, 10월에도 일부 물량을 팔아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화 가치는 이러한 환율방어 노력에도 지난해 달러 대비 7%가량 하락했다.

 중국의 미 국채 매도는 작년 11월 8일 미 대선 이후 국채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 국채 금리는 작년 11월8일 연 1.88%에 불과했으나, 다음 날 2.07%로 하루만에 무려 0.19%포인트 급등했다. 이어 꾸준히 상승 흐름을 타며 12월1일 2.45%를 기록했다. 또 같은 달 15일에는 무려 2.60%로 치솟았다.

 미 대선 이후 탄력을 받은 국채 금리상승(가격 하락)의 이면에는 '트럼프 랠리'는 물론 중국의 국채 물량 처분이 한몫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 이후 꾸준히 오르던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올 들어서는 하락(가격 상승)세를 면치 못했다. 이른바 '트럼프 회의론'이 확산된 영향이 컸다. 핌코 등 주요 펀드들이 트럼프 내각 출범이 코 앞으로 닥쳤지만, 경기부양책 등 각종 정책의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고 있다고 보고 국채 매입을 다시 늘린 영향이 컸다.

 시들시들하던 미 국채 금리는 올들어 다시 한번 반전을 맞았다. 18일 2.42%로 전장(2.33%)에 비해 0.9%포인트 상승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커먼웰스 클럽 연설에서 금리 정상화 의지를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영향이 컸다. 트럼프가 이끌 미국경제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를 준 것이다.

 중국이 올해도 미 국채를 추가로 팔아 치우면 이러한 가격 하락(금리 상승) 압력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는 이달 초 국채 금리가 2.6%이상으로 오르면 국채 시장은 침체 국면(bear market)으로 빠져들 위험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국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뜻이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04년 미 연준이 잇달아 기준 금리를 인상할 때 국채를 사들이며 그린스펀 통화정책의 손발을 묶은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채 금리가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더 하락하는 이른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가 발발한 것이다. 중국은 이번에는 국채를 대거 매각해 가격 하락(금리 상승) 흐름을 더 빠르게 할 가능성도 있다.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MUFG)의 존 허만 통화 스트래터지스트는 “(중국의) 국채 매각 규모가 우려할 정도이며, 앞으로 면밀하게 지켜봐야 한다”며 “문제는 중국이 다시 국채를 매각하면, 미 국채 10년물 이자는 더 높이 오를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위안화 방어 노력이 미국채 가격을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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