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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인중개사 단톡방 덕분에…부동산 사기범 현장서 체포

등록 2017.01.20 11: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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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정창오 민경석 기자 = 지난 19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의 한 개업 공인중개사무소에 건장한 체구의 30대 남성이 들어섰다.

 최근 경기침체로 손님 가뭄을 겪던 40대 여성 사무소장  A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사무실을 지키다 반갑게 인사를 했지만 속으로 화들짝 놀랐다.

 이 남성이 최근 대구 일대를 돌며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였던 사람과 인상착의가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최근 전과 10범 이모(33)씨는 대구·경산 일대 부동산중개사무소를 돌며 부동산 거래를 할 것처럼 속여 소장이나 직원이 화장실에 가는 등 자리를 비우는 사이 현금과 가방 등을 절취해 달아나는 수법으로 수차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씨의 주거지가 확인되지 않아 검거에 어려움을 겪자 공인중개사협회에 협조를 요청했고, 공인중개사들은 이씨의 범행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단체카톡방을 운영하며 이씨의 수배전단 사진을 올려놓고 신속한 신고와 대응체계를 갖췄다.

 A소장은 평소 단체카톡방에 수시로 들러 이씨의 얼굴을 익혀 단박에 그를 알아본 것이다.

 A소장은 이씨와 거래상담을 마친 후 이씨가 소파에 앉아있는 사이 몰래 단체카톡방에 '떴다'고 메시지를 올렸고 이를 본 공인중개사들이 A소장의 사무실로 급히 달려가는 한편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공인중개사들은 이씨가 눈치를 채고 달아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무실 앞에서 경찰이 도착하길 기다렸고 이씨는 급파된 대구서부경찰서 형사들에게 1시간여만에 긴급 체포됐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 이씨가 총 8회에 걸쳐 범행했으며 정확한 피해액은 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검거돼 1년 6개월 복역 후 지난해 8월 출소했으며 경찰은 여죄수사가 끝나면 조만간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달서구 용산동 공인중개사 서모(54)씨는 “공인중개사들이 합심해 경찰이 사기범을 잡는데 큰 도움을 준 것같아 자랑스럽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부동산중개사무소 대상 범죄예방에 더욱 협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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