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 현대건설 양효진
"치열한 시즌…집중력 중요"
20년 가까이 코트를 지켜온 양효진(현대건설)이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꾸준한 폭발력을 자랑하며 V-리그의 역사를 쓰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습관과 마음가짐을 지금까지 유지하며 여전히 리그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 점수 3-0(25-20 25-22 29-27) 완승을 거뒀다.
직전 경기 오심을 비롯해 최근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던 현대건설은 드디어 3연패에서 벗어나 다시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길었던 터널을 벗어난 양효진은 "사실 연패가 길어지면 팀 분위기 자체에도 너무 안 좋고, 다시 벗어나기까지 과정이 너무 힘들다 보니까 오늘은 어떻게든 이기고 싶었다"며 그간의 부담을 토로했다.
이날 현대건설의 에이스 카리는 3세트 동안 무려 29득점을 내며 말 그대로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무릎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체력 부담이 가장 큰 3세트만 13점을 터트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팀의 베테랑이자 기둥 양효진은 이날도 네트 앞을 든든하게 지켰다.
양효진은 이날 올 시즌 블로킹 개인 최다 타이 6개를 비롯해 13득점을 쌓아 올리며 정관장의 추격을 차단했다.
양효진은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블로킹 2위(세트당 0.789), 속공 4위(공격성공률 47.54%), 시간차 7위(55.56%), 득점 9위(290점) 등을 달리며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 7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선 남녀부 통틀어 V-리그 최초로 블로킹 1700득점 금자탑까지 세웠다.
하지만 양효진은 대기록 달성에도 담담했다. 그는 "기록을 세워도 그냥 계속 똑같이 훈련하면서 지낸다. 예전부터 딱히 기념하거나 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기 위해 어릴 때부터 세운 루틴과 패턴을 지금까지 가져가고 있다고도 말했다.
양효진은 "어릴 때만큼 훈련량을 가져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그때 했던 루틴은 큰 틀에서 계속 비슷하게 가져가려고 한다. 배구를 잘하기 위해 맞춰야 하는 것은 웬만하면 다 맞춘다. 똑같은 일상이 지겹기도 하지만 그냥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 먹고 잘 자는 것. 컨디션 유지를 위한 생활 유지는 기본이다. 그리고 머릿속은 배구 생각으로 채운다.
양효진은 "연습할 때 내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더 생각을 하고, 전위에 있을 때, 경기가 끝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배구를 더 잘할 수 있도록 고민했던 것을 계속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비록 이날도 셧아웃 완승을 거두긴 했지만, 경기 내용만 보면 쉽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매 세트 초반부터 격차를 크게 벌렸지만, 이내 정관장에 추격을 허용하고 역전 위기까지 맞는 불안한 양상을 반복했다.
이에 대해 양효진은 "상대가 직전 경기를 졌기 때문에 오늘은 어떻게든 강하게 부딪혀서 이겨보려는 의지가 보이더라.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정관장이 오늘 터치아웃 유도를 많이 하려 해서, 그걸 어떻게 공략할지 계속 고민했다. (김)연견이를 비롯해 수비도 잘해줘서 경기를 잘 풀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저희가 연승을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격차를 벌려서 이길 때도, 따라잡혀서 세트를 내주고도 이길 때도 있다. 반대로 상대를 따라잡아서 이길 때도 있었다"며 "지금 모든 팀이 다 비슷한 것 같다. 언제든 따라잡힐 수 있고, 우리도 따라잡을 수 있다. 점수 차가 난다고 3-0으로 이길 수 있는 흐름은 아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에 그는 "올 시즌은 모든 팀들이 실력 차이가 많이 안 난다"며 "매 경기 어떤 팀과 하더라도 매 세트마다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4라운드 연패 고비를 넘긴만큼 후반기 선두 추격을 향한 추진력도 받았다.
양효진은 "(시즌) 후반부가 정말 중요할 것 같다. 후반부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순위가) 항상 바뀐다. 포스트시즌을 가게 되더라도 저희가 완성도 있는 상태에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확실히 올 시즌은 한국도로공사부터 흥국생명, GS칼텍스, 페퍼저축은행 등 모든 팀 전력이 다 비슷한 것 같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고, 누가 져도 당연하지 않다"며 시즌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