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18.09.21. [email protected]
이날 대책 브리퍼는 당초 손병석 국토부 1차관으로 예정돼 있었다가 발표 전날밤 김현미 장관으로 급거 교체되면서 대규모 공급 계획이 발표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낳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신규 택지 공급은 3만5000호만 확정됐을뿐 26만5000호 택지확보 계획은 올 연말과 내년 상반기까지 미뤄진 상태다.
이 때문에 공급 계획이 충분치 않은데도 굳이 추석 연휴 직전 발표한 것은 '민심잡기'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공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을 뿐 이번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 안정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추석을 앞두고 우리도 열심히 했다는 것을 얘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또다른 전문가는 "시장에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주는데 정부가 의미를 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신규로 공급되는 3만5000호는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가격을 하락시킬 정도는 아니다"면서 "다만 정부는 '주택공급을 하겠다'는 신호를 줬다. 정부가 규제만 하는게 아니라 공급도 병행한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장관 역시 시장에 '공급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는데 주력했다.
김 장관은 이날 발표를 하면서 "최근 서울 등의 이상과열에는 주택수급 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달리 공급부족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내집 마련에 대한 불안감 확산도 일부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발표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정부는 수도권 대규모 택지 4~5곳 조성, 서울시와 그린벨트 해제 지속 논의 등을 발표했다. 2018.09.21. [email protected]
이날 배포된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 자료에서는 '최근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은 원활히 공급중이며 향후 5년간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수급도 안정적일 것으로 전망한다'는 내용과 함께 '최근 집값의 국지적 상승은 내집 마련 불안감도 일부 작용했다'고 언급해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공급대책은 큰 문제가 없고 시장의 불안감이 문제라는 인식을 보였다.
결국 이번 발표는 최근 시장 과열 및 집값 상승으로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대한 평가가 나빠지자 추석 연휴 직전 설익은 공급대책이더라도 내놓음으로써 여론을 돌려놓으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한편 공급 계획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에 대해 국토부 측은 "지난 8월27일 30만호를 추가로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뒤 한 달만에 이렇게 대책을 내놓기 힘들다. 연말에 또 10만호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라며 해명했다.
김현미 장관으로 대책 브리퍼가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1차관으로 우선 통보하고 장관님이 방북 일정을 끝내고 돌아온 뒤 보고드렸다. 그랬더니 사안이 중요하니 본인이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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