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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규제 한시적 완화.…금융권 자금여력 최대 394조 증가

등록 2020.04.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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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대응 규제유연화 방안 발표

증안펀드 위험가중치 300%→100%로 하향

'바젤Ⅲ' 신용리스크 산출 개편안 조기시행

증권사, 신규 기업 대출채권 NCR규제 완화

은행 LCR 완화·예대율 적용 한시적 유예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금융당국이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에 출자하는 금융사들의 자본부담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은행의 유동성 커버리지비율(LCR)을 완화하는 등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실물경제에 대한 금융사들의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전 금융권의 자금공급 여력이 최대 394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9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 논의동향과 국내 금융권의 실물경제 지원 역량 강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마련한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규제 유연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100조원+α'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금융사들은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도록 자본·유동성규제 등 금융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금융안정위원회(FSB)도 각 국이 코로나19에 대응해 금융규제를 유연화할 것을 권고했고, 현재 각국도 유연화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증안펀드에 참여하는 은행,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회사의 자본적립 부담이 대폭 줄어든다. 현행 규정상 은행의 증안펀드 투자금은 위험가중치 300%가 적용되나, 이를 100%로 낮추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증안펀드가 주식시장 안정이라는 '특정 경제분야 지원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해 일반적인 주식 보유 대비 3분의 1의 위험가중치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증권사의 경우 증안펀드 출자액에 적용되는 위험값을 일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대비 하향 조정한다. 보험은 기존 8~12%에서 6%로, 증권은 9~12%에서 4.5~6%로 낮춘다. 이는 세제혜택 등 정책적 지원으로 일반적인 ETF 투자에 비해 손실발생 가능성이 낮다는 증안펀드의 특수성 등을 고려한 결과다.

또 '바젤Ⅲ 최종안' 중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이 올 2분기부터 조기 시행한다. 앞서 바젤위원회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출시 적용하는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등을 개편하는 '바젤Ⅲ 최종안'을 오는 2023년까지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금융당국은 이중 신용리스크 산출방법 개편안을 오는 6월말 BIS 비율 산출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은행 평균 BIS비율이 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위는 바젤Ⅲ 조기시행으로 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이 12조5000억원 늘어난 259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스템적 중요은행(D-SIB) 선정대상에서는 소규모 지방은행이 제외된다. 현재는 시스템적 중요 은행지주회사 소속 자(子)은행을 규모와 상관없이 D-SIB로 선정하고 추가 자본적립의무(1%포인트)를 부과했다. 그러나 소규모 지방은행을 시스템적 중요은행 선정에서 제외하고 추가 자본적립의무도 면제한다.

은행의 '거액 익스포져 한도 규제' 시행시기는 내년 이후로 연기한다. 바젤위원회는 거액여신에 따른 편중위험 완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거액 익스포져 한도 규제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는 연계된 거래상대방별 익스포져를 기본자본의 25% 이내로 관리토록 하는 내용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3월부터 행정지도로 실시하고 규제화 시기는 검토 중이었다.

다만 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한도에 근접한 기업에 대한 여신 축소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시행시기 연기를 요청했고, 금융당국도 구체적 시행시기를 추후 결정키로 했다.

증권사의 기업 대출채권에 대한 순자본비율(NCR)규제도 완화된다. 기업에 대한 증권사의 자금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전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오는 9월 말까지 신규 취급한 기업 대출채권에 대해서는 최대 2년 만기까지 위험값 산정기준을 한시적으로 완화키로 했다.

이에 따라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오는 9월 말까지 신규 취급한 기업대출금 위험값은 현행 0~32%에서 0~16%로, 일반 증권사의 대출채권은 영업용 순자본에서 차감(위험값 100%)하는 대신, 거래상대방별 신용위험값(0~32%)을 적용한다. 부동산 관련 법인은 제외된다. 또 일정 규모 내 중소·벤처기업 대출채권에 대해서는 위험값을 영구적으로 현행 100%에서 0~32%로 내린다. 이를 통해 증권사들의 자금공급 여력이 8조6000억원 늘어날 것이란 계산이다.

코로나19로 자금이 부족한 자회사에 대한 다른 자회사의 신용공여 한도는 한시적으로 확대한다. 자회사의 다른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를 현행 자기자본의 10% 에서 20%로, 자회사의 다른 자회사에 대한 신용공여 합계를 자기자본의 20% 에서 30%로 확대한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지주회사의 자회사간 신용공여 한도를 원칙적으로 자기자본의 10%로 제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주사 내 자회사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로 5대 은행이 계열사에 12조9000억원을 추가로 신용공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은행 LCR도 오는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된다.은행들은 보유 중인 고유동성 자산을 위기대응 과정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LCR 규제비율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에 금융위는 LCR 규제수준 변경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 외화 LCR은 현행 80%에서 70%로, 통합 LCR은 현행 100%에서 85%로 인하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급격한 경제 여건의 변화 또는 국민생활 안정 목적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는 경우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LCR 규제비율을 변경할 수 있다.

은행들의 예대율 규제 적용은 한시적으로 유예하고, 개인사업자대출 가중치는 하향 조정된다. 은행의 신규 대출 및 기존 대출 만기연장 등 실물경제 지원 과정에서 대출 규모가 증가할 경우 예대율 준수가 어려울 가능성이 있고, 특히 소상공인 대출의 경우 중소기업 등 법인대출에 비해 높은 가중치가 적용되고 있어 은행들이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제약할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내년 6월 말까지 5%포인트 이내의 예대율 위반에 대해서는 제재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조치의견서 및 법령해석을 발급토록 했다. 구체적으로는 위반 시에도 경영개선계획 제출 요구 등의 제재를 면제하고, 경영건전성을 크게 저해하는 의무 경영공시 대상이 아니라는 법령해석을 발급할 예정이다. 예대율 한시적 완화로 은행들의 자금공급 여력이 71조6000억원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올해 중 취급한 개인사업자대출에 대해서는 가중치를 현행 100%에서 85%로 내려 은행들이 개인사업자대출 여력을 늘린다는 복안이다. 다만 개인사업자·법인 대출 중 신규 주택임대업·매매업 대출에 대한 가중치는 가계대출과 동일수준(115%)을 적용한다.

 산업은행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한시적 적용도 유예된다. 산은은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프로그램에 따라 산업금융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규모 자금공급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채권은 소매예금과 달리 안정자금 인정비율이 높지 않아 대규모 산금채 발행 이후 산은의 순안정자금조달비율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 6월 말까지 10%포인트 이내위반에 대해서는 제재 등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비조치의견서를 발급키로 했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산업은행 등을 포함한 금융 공공기관들이 자체 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만큼, 적극적인 기업여신 공급에 따라 자본비율이 하락하는 경우 정부가 손실을 보전해 자기자본비율을 보전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이밖에 채권시장안정펀드, 증안펀드 출자자금 조달을 위한 보험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가 허용된다. 현행 규제는 재무건전성 기준 충족 또는 적정 유동성 유지 목적으로만 차입을 허용하고 있으나, 채안·증안펀드는 수익 목적이 아니라 시장안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이므로 유동성 유지 목적이 인정된다는 법령해석을 발급키로 했다.

아울러 전 금융권에 만기연장·상환유예 대출에 대해 기존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유지함으로써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필요가 없고, 미수이자를 회계상 이자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법령해석을 발급할 계획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일괄적인 상환일정 변경일 뿐, 개별 차주의 상환능력 악화에 따른 원리금 감면이 아니므로 채권의 가치변화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번 방안에는 카드사의 정상적인 영업 활동을 위해 레버리지 한도를 현행 6배에서 8배로 확대하고, 과도한 가계대출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총자산 계산 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가중치를 차등화해 가계대출의 경우에는 115%, 기업대출에 대해서는 85%로 적용토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금융당국은 카드사 레버리지 한도 확대로 자금공급 여력이 54조4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창호 국장은 "자본부담 경감, 예대율 한시적 완화 등으로 금융업권의 자금공급 여력이 206조~394조원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는 규제를 준수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금융업권이 최대로 공급할 수 있는 규모를 산출한 것으로, 실제로 금융회사의 공급액은 이와 다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조치의견서, 법령해석 등 법규 개정 없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즉시 이행하고 법규 개정 필요사항은 최대한 신속히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LCR, 예대율 등 기한부 조치들에 대해서는 기한 도래 전 연장·보완 필요성 등을 재검토하고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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