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기대 못놓는 이유…"초전도성 일부 구현되는데..."
초전도체 특성인 無저항+반자성…미·중 연구진 일부 구현
韓 검증위·美 아르곤 연구소 등 실험 계속…향후 1~2주 분수령
[서울=뉴시스] 뉴욕타임스(NYT)는 3일(현지시간) 상온 초전도체 주장 물질 'LK-99' 연구에 참여한 김현탁 미 윌리엄앤드메리대 연구교수가 LK-99의 상온 초전도 현상을 입증할 새 영상을 인용 보도했다. (사진=뉴욕타임스) *재판매 및 DB 금지
7일 학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팀이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LK-99 관련 논문 2편을 게재한 이후 전세계에서 재현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LK-99 재현을 성공한 곳은 없다. 다만 학계에서는 미국, 중국 등의 일부 연구진이 합성한 물질에서 초전도체 특성을 일부 구현됐다는 주장이 나온다.
LK-99 도전 11곳 중 7곳 결과 발표…미·중 연구소 3곳서 초전도성 일부 구현
연구 방식을 보면 산화 납과 황산 납을 혼합해 725℃ 온도에서 하루 동안 구워 라나카이트를 제조하고, 라나카이트에 다시 구리와 인 분말을 섞은 뒤 48시간 동안 구워 인화구리를 만들게 된다. 이후 라나카이트와 인화구리를 분말 형태로 만든 뒤 진공 상태에서 다시 925℃에서 구워내면 LK-99가 탄생하게 된다.
당초 초전도체는 절대영도 수준의 낮은 온도나 초고압에서만 구현됐으나 이를 실생활이 가능한 30℃, 1기압(상압)에서 구현해냈다는 주장이다.
LK-99 재현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상온상압에서 전기저항이 '0'이고, 마이스너(반자성) 효과에 의해 자력이 있는 물체가 다가갔을 때 공중에 뜨는 자기부상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또한 아카이브에 공개된 논문 레시피를 그대로 따라했을 때 상온 초전도체가 똑같이 구현돼야만 LK-99가 '진짜'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금까지 공개한 논문과 동영상을 근거로 할 때 LK-99가 상온 대기압 하에서 초전도성을 유지하는 물질이라고 확정할 수 없다"고 4일 밝혔다. 김현탁 미 윌리엄앤드매리대학 연구교수가 지난달 26일 공개한 LK-99 영상 (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의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현재 LK-99 재현 실험은 전세계에서 11번이 시도됐고, 결과가 발표된 곳은 7곳이다. LK-99 재현에 성공한 곳은 없지만 약 3곳의 연구소에서는 LK-99와 유사한 특성을 띄는 물질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와 중국 화중과학기술대학교가 합성한 물질에서는 마이스너 효과와 비슷한 자기부상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둥난대학교에서는 영하 약 163℃ 수준에서 유의미한 수준의 저항 감소를 보이는 물질을 합성해냈다고 밝혔다.
기존의 초전도체들은 상압 기준 영하 200℃보다 낮은 환경에서 초전도성을 보였다. 둥난대의 연구가 사실일 경우 상온 초전도체에 한발 다가갔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진전을 보인 셈이다.
이들 3곳 외에 나머지 4곳의 연구소에서는 이처럼 일부 유사한 초전도성조차도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K-99 재현에 실패한 인도 국립물리연구소 측은 "샘플에 유입된 불순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 것일 수 있다"며 "납 아파타이트의 1차원 사슬에서 구리를 통해 납을 부분적으로 바꿔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美 위성개발기업이 '반자성 물질 합성' 주장하기도…국내외 검증 시도는 'ing'
그는 "자석으로 합성 물질을 끌어당길 수 없었고, 물질을 고정시킨 뒤 자석을 갖다대니 180도 회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성급히 결론을 내릴 순 없지만 이상한 자기성을 지닌 이 물질에 대한 추가 실험을 진행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기저항 0 혹은 반자성을 각각 띄는 물질은 속속 나타나고 있으나, 두 성질을 모두 지닌 물체는 여전히 소식이 없다. 상온 초전도체 LK-99 재현이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의 위성개발기업 '바르다 스페이스'의 연구진이 반자성을 띄는 물질을 합성했다고 주장하며 게시한 영상. (사진=Andrew McCalip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최고의 연구소 중 하나인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도 지난주께부터 LK-99 재현 연구를 시작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아르곤 연구소 소속 과학자인 마이클 노먼은 "(아카이브 게재) 논문을 읽는다면 과학을 잘 모르더라도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연구진들에게 무언가 결과를 내놓으라는 많은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LK-99 개발 주역인 퀀텀에너지연구소도 현재 미국물리학회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APL 머티리얼즈'에 논문을 투고하고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최대 한달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논문 심사 이후 LK-99 샘플 공개 및 설명회 개최 등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다른 연구진이 LK-99 재현에 성공하든,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이 직접 LK-99의 진위를 증명하든 이달 내에 결론이 날 가능성이 크다. 여전히 국내외 연구진들이 재현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만큼 빠르면 1~2주 내에 진위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