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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임' 미란다, 두산 감독 "사실 교체하려했다"

등록 2021.07.08 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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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미란다가 3회초를 1실점하며 이닝 종료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05.12.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2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미란다가 3회초를 1실점하며 이닝 종료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05.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는 7일 NC 다이노스전 4-1로 앞선 8회초 2사 1, 2루에서 나성범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벤치를 바라보며 왼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수차례 가리켰다.

8회 종료까지 남은 아웃 카운트 1개를 스스로 책임지고 싶다는 의미였다. 자신의 의지대로 계속 마운드에 남게 된 미란다는 가장 까다로운 타자인 양의지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미란다의 역투 속 두산은 4-2로 승리를 거뒀다.

하루 뒤인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전날 상황에 대해 "사실 홍건희로 바꾸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우완 홍건희에게 양의지와의 승부를 맡기려던 김 감독은 에이스의 의지를 확인한 뒤 구상을 틀었고, 이는 최상의 결과를 낳았다. 덕분에 홍건희도 보다 편안한 9회 시작과 함께 등판해 1이닝을 책임질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감독이 갈등하고 있는데 선수가 그런 의사를 표현해주면 편하다. 어제 미란다는 본인이 하겠다더라. 나올  투수가 없다고 판단했나"라고 크게 웃은 뒤 "현재 미란다가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서 다행"이라고 돌아봤다.

누가 뭐래도 지금 두산의 에이스는 미란다다. 올해 KBO리그에 입성한 미란다는 16경기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 중이다.

무더위가 찾아오면서 위력이 더해지는 모습이다. 미란다는 7월 두 경기에서 모두 8이닝, 10탈삼진 이상을 달성했다. 제구 불안으로 근심을 자아냈던 시즌 초반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김 감독은 "카운트 싸움을 공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달라졌다. 본인의 공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생겼다"고 "시즌 초반에는 5회에 거의 100개 정도를 던졌는데 지금은 7회에 100개 수준이다. 그만큼 공격적으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보려고 한다. 긴 이닝을 끌어주는게 팀에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고마워했다.

물론 구위가 좋다고 무작정 마운드에 세워둘 생각은 없다. 늘 "괜찮다"고 말하는 미란다의 의사와 무관하게 두산 코칭스태프는 그의 투구수, 소화 이닝 등에 적잖이 신경을 쓰는 중이다.

김 감독은 "단기전에서는 밀어붙이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다음 경기, 등판 간격, 직전 등판 투구수 등을 봐야한다. 웬만하면 100개에서 끊으려고 하는데 물어보려고 하면 '1이닝을 더 던진다'고 한다"면서 "욕심이 분명 있을 수 있겠지만 잘 체크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여파로 NC 다이노스전이 취소된 두산은 9일 LG 트윈스전 선발 투수로 이영하를 예고했다.

이날 등판 예정이었던 유희관의 100승 도전은 다시 뒤로 밀렸다. 김 감독은 "유희관의 등판 시점은 코치진과 상의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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