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서울 집값 하락 왜 체감 못하나…"초고가만 떨어졌다?"

등록 2020.04.14 16:40:01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거래실종 속 중저가 미약한 상승…실수요자 체감도 낮춰

이 와중에 일부 단지 신고가 경신에 시장상황 판단 흐려

코로나19 이후 '촉각'…"중저가 나 홀로 상승은 어려울 것"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3.12.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서울 시내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0.03.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섰다는 각종 통계 발표가 연이어 발표되고 있으나, 수요자들은 여전히 집값 하락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이 많다.

집값이 최근 몇 년 새 급격하게 오른 만큼 단 몇 주 만에 하락을 느끼기가 쉽지 않은 점도 있지만 아직 하락이 본격화 되지 않았다는 점도 수요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보유세 부담과 대출 규제로 인해 하방 압력이 무겁게 누르고 있는 반면,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으로 대표되는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아직 미약하나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1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935건으로, 전월(8274건) 대비 감소 추세다.

아직 3월 거래에 대한 신고기한이 보름가량 남아 있어 거래량이 이보다 증가할 수 있지만, 보유세 부담이 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어 주택시장도 당분간 급격한 거래 실종 사태를 면키 어려운 상태다.

다만 코로나19에 의한 하락 장세가 본격화 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아파트값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등 초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광진구 등 한강변에 있는 초고가 아파트 시장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4% 하락했는데, 규모별로 보면 135㎡초과가 0.10% 떨어져 가장 기울기가 가팔랐다.

특히 서울 강남3구의 경우 급매물 거래가 조금씩 이뤄지면서 중대형은 물론 소형으로도 하락세가 전이되기 시작했다.

마·용·성 지역의 경우도 15억원 언저리에 있는 단지들이 15억원 이상 대출금지의 영향으로 호가를 조금씩 낮추는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특히 마포 지역에서 거주 선호도가 높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60㎡도 올해 1월 16억5000만원(14층)에 최고가를 경신을 했다가 불과 한 달도 안 돼 2월 14억9000만원(8층)에 거래되면서 호가가 조금씩 15억원에 근접하는 추세다.

정부 규제의 영향으로 현금 보유 자산가를 제외하면 고가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차단되면서 하방 압력의 기운이 시장을 무겁게 누르고 있다.

하지만 실수요가 집중된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아직은 온기가 돌고 있다.

구로구(0.05%), 노원구(0.03%), 도봉구(0.03%) 등 지역은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나타내는 등 차별화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울 동북권이나 서남권 지역의 중소형(40㎡초과~60㎡이하) 아파트 시장은 아직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서울에서도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초고가 시장에 비해 상승폭이 적었던 데다, 실수요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호가가 아직 내리지 않고 있다"면서 "실제로 거래도 체결되면서 상승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서울 시민들이 주로 거래하는 중저가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하락세가 본격화 되지는 않은 상태인 셈이다.

오히려 이 같은 급격한 매수실종 장세 속에서 나오는 한두 건의 거래가 수요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만들고 있다.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은 앞서 이달 초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매물이 26억8000만원에 거래돼 전고가(34억원·올해 2월)보다 7억원 하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격한 조정기로 빠져드는 듯 했다. 하지만 곧이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99㎡(11층)가 지난 7일 종전보다 1억원 높은 22억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이 서울의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까지는 시장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세를 실감하려면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 제동이 걸리고, 급매물 거래도 좀 더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곳곳에서 급매물이 출현 중이지만 여전히 매매-매수 간 눈높이가 맞지 않아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직방이 국토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데이터를 활용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3구의 월별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1154건에서 올해 들어 1월 469건, 2월 754건, 3월 287건을 기록해 급격한 감소세가 나타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호가가 조금씩 낮아지고 있지만, 지역의 대표 단지들은 하방경직성이 매우 강하다"면서 "저금리에 기인한 낮은 이자부담이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고 있어 거래가 줄어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관건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얼마나 집값에 영향을 미칠지다.

함 랩장은 "당장 급매나 투매까지 기대하기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후 국내 경제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만큼 상당한 자산이 투입되는 주택 매입은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신고가 경신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기존보다 급매물이 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을 일반화하는 오류에 빠져 결정을 그르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지금은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시장에 무겁게 작용하고 있다"면서"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실물경제에 충격을 정도가 되면 풍선효과는 오래지속 힘들고 강남과 동조화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