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무서워도 간다"…이재용·최태원, 오미크론 뚫고 또 해외로
코로나19 변이 확산에…직접 뛰며 위기감 드러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중동 지역 출장길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고 있다. 2021.12.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에 이어 중동 출장길에 올럈다.
앞서 지난 5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미국으로 건너가 국제 포럼을 주재하는 등 총수들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지만 신시장 개척과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기업 총수들의 잰걸음이 한창이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이 끝나고, 이어 저녁 비행기로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출장은 미국에서 복귀한 지 12일 만이다.
이날 오후 10시께 서울 김포국제공항 비즈니스 항공센터에서 도착했고, 이어 전세기편을 통해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늦은 시간까지, 고생이 많다"면서도 출장 목적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단지 "목요일(9일) 돌아온다"고만 밝혔다.
이 부회장은 매년 연말 해외 사업장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한다.
그는 이번 연휴에도 다음 공판기일까지 남은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중동에 다녀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재판은 평소 매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에 열렸다. 이날 출국하면 오는 16일 다음 공판까지 10일의 시간이 있다.
이 부회장은 중동 지역 주요 국가를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5G 등 IT 분야에서 UAE 기업과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9년에도 중동으로 날아가 UAE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아부다비 왕세제를 만나 협력을 모색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에 아부다비 왕세제와 2년여 만에 재회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이 밖에도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삼성의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인스타그램 캡처화면) 2021.7.20 [email protected]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되고 있지만 총수들은 해외 출장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지난 5일 오후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최 회장은 미국 워싱턴DC 교외 샐러맨더에서 현지 시간으로 6~8일 열리는 국제 포럼인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TPD)' 참석차 출국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최종현학술원이 출범한 이 포럼은 한·미·일 3국의 전·현직 고위 관료와 학자, 재계 인사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집단지성의 플랫폼이다. 전·현직 고위관료를 비롯한 미국 지도층 인사들이 대거 참석하는 민간 외교의 장으로서, 현지 네트워크 구축의 기회이기도 하다.
최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은 내년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2022′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이번 중동 출장 이후 연말연시에 또 한 번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점쳐 진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달 27일부터 1월7일까지 2주간 겨울철 휴정기를 갖는다. 휴정 기간을 포함해 재판 일정 조정이 이뤄지는 만큼 최대 20일간 유럽이나 중국 등에 다녀올 짬이 생긴다.
재계에서는 이 기간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업체 ASML이 있는 네덜란드나 중국 산시성 시안(西安) 낸드플래시 공장 등을 방문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재계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 코로나19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는 상황에서 총수들이 직접 뛰며 위기 탈출을 위한 리더십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달 미국 출장 이후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니 마음이 무겁다"면서 직접적으로 위기감을 드러냈다.
최 회장도 최근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많은 돈과 연구개발(R&D) 노력을 걸었지만 여전히 돈을 잃고 있다"면서 "CAPEX(자본 지출) 규모가 엄청나 가끔은 정말 무섭기도 하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전기차 시장) 상황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고 나면 모든 사람이 전기 자동차를 갖고 싶어할 것"이라면서 위기 속에서 기회를 모색 중임을 밝혔다. WSJ에 따르면 SK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배터리 생산에 약 150억 달러(17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이 기간 반도체·그린 기술·바이오 제약에 대한 자본 지출은 400억달러(47조3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