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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 출연료 '0원'인데 왜 출연할까?

등록 2022.06.15 16:29:01수정 2022.06.15 16:3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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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커머스 시장, 비용 아끼려 쇼호스트 몸값 낮춰

회당 출연료 20만~30만원에서 10만원 아래로 뚝 떨어져

일부 쇼호스트 '경력 쌓기' 차원에서 무료 출연까지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5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그립(Grip)'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주도산 천혜향, 한라봉, 레몬 등을 시중가 대비 30%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산과일의 소비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2022.03.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5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모델들이 '그립(Grip)'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제주도산 천혜향, 한라봉, 레몬 등을 시중가 대비 30%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국산과일의 소비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2022.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회당 20만원이던 출연료가 최근에는 3만원까지 떨어졌어요."

최근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의 출연료가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가 우후죽순 늘면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투자비 대비 수익은 갈수록 줄어 쇼호스트 인건비까지 덩달아 낮아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쇼호스트 일자리는 TV 홈쇼핑 공채로 채용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바일 기반의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활짝 열리며 쇼호스트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크게 많아졌다.

패션·뷰티 업체들은 물론 면세점·백화점·이커머스 등도 전속 쇼호스트를 채용하고 나섰다. TV 홈쇼핑에서도 라이브커머스 전담 쇼호스트를 따로 뽑을 정도였다.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와 제조업체를 연결해주는 전문 에이전시가 등장하기도 했다.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쇼호스트 채용 공고만 해도 240건이 넘는다. 고용 형태는 업체별로 다르지만, 회당 출연료를 받는 프리랜서나 계약직이 대부분이고, 또박또박 월급을 받는 정규직은 극히 일부다.

라이브커머스가 '블루오션'으로 주목 받던 2020년 초만 해도 쇼호스트 회당 출연료는 최소 20만원을 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10만원 이하로 뚝 떨어졌다.

라이브커머스 판이 커지며 시장 규모는 지난해 2조8000억원에서 올해 6조2000억원으로 성장했지만, 동시에 이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들도 그만큼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라이브커머스를 하기 위한 투자비는 갈수록 늘어나는데 수익은 나지 않는 기형적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급기야 쇼호스트 인건비까지 낮춘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와 홈쇼핑, 모바일앱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정말 많은 라이브커머스를 하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좋은 판매자를 모시기 위한 수수료 인하 경쟁은 물론 쇼호스트 비용까지 줄이려는 업체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경쟁이 치열해지며 유명 연예인이나 TV 홈쇼핑에서 활약하던 스타 쇼호스트를 기용하기도 하지만 이런 전략에도 불구, 라이브방송으로 유입된 소비자가 바로 구매로 이어지진 않는다. 라이브커머스의 악순환인 셈이다.

이렇다보니 라이브커머스로 경력을 쌓으려는 저연차 쇼호스트나 신입 쇼호스트들의 출연료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2년째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로 일하는 권 모(30) 씨는 “2년 전만 해도 회당 출연료로 20만원은 받았고 일주일에 3~4건씩 방송이 잡혀 수입이 괜찮았다"며 "하지만 최근 쇼호스트가 너무 많아졌고, 플랫폼이나 상품에 따라 매출도 부침을 겪다 보니 쇼호스트 출연료를 깎으려는 업체들이 늘었다"고 밝혔다.

급기야 출연료 없이 방송하는 쇼호스트까지 나오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쇼호스트가 부쩍 늘면서 경력 포트폴리오를 만들기 위해 출연료 없이 라이브커머스에 출연하는 것이다.  급격히 늘어난 쇼호스트 양성 학원들도 지망생들에게 무료 라이브커머스 출연을 일종의 '기회'로 포장하기도 한다.

회당 출연료를 선호했던 프리랜서 쇼호스트들도 최근 정규직 채용을 선호하는 모습이다. 

A브랜드 소속 쇼호스트인 최모(27) 씨는 "예전에는 몸값을 올려 회당 출연료를 받는 게 더 이득이었는데 최근 쇼호스트가 많아지며 회당 3만~5만원만 줘도 출연하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아예 회당 출연료 대신 월급을 받는 정규직으로 채용되기를 원하는 쇼호스트도 점점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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