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中 독점 '저가 배터리' 시장에 '도전장'
테슬라·포드 등 美 저가 배터리 수요 확실
美 전기차 배터리 시장, 연평균 63% 성장
SK온·LG엔솔·포스코케미칼, LFP 개발 박차
삼성SDI, NMX 배터리로 보급형 시장 공략
[서울=뉴시스]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의 빌포드 회장이 13일(현지시각) 미국 미시간주 마셜에서 중국 CATL과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포드 제공) 2023.02.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 배터리 업계와 협업해 온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사업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서 중국 업체들을 견제하려는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은 더 빨라질 조짐이다.
포드는 최근 전기 픽업트럭 'F150 라이트닝' 생산 중단이 배터리 결함 탓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공급사인 SK온은 원인 규명을 완료했고,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했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SK온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듯한 발언을 한 포드는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합작에 나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드가 한국과 중국 배터리 업체들을 경쟁하게 유도해 배터리 공급가를 낮추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 기업이 주력으로 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보다 한결 저렴한 중국산 LFP배터리 수요가 점차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주행거리 떨어지지만 저렴한 LFP 배터리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는 가격보다 주행거리가 중요한 잣대로 평가됐다. 중국 CATL은 특히 차세대 LFP 배터리로 높은 에너지 밀도의 M3P 배터리 출시를 예고하는 등 LFP 배터리의 낮은 에너지 밀도를 보완할 태세다.
현재 국내 배터리 업계의 북미 증설 계획이 실현된다면 5년 후 북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의 70% 이상을 한국 기업들이 가져가게 된다. 이때 나머지 30% 시장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LFP 배터리 업체들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단점을 보완한 LFP 배터리가 저렴한 가격까지 내세운다면 한국 배터리 업계가 차지한 미국 시장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E리서치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63% 성장한다고 추산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긴다면 실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미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한 자사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적극 사용하고 있다. CATL과 협업 계획을 발표한 포드 최고경영자(CEO)도 전기차 제조 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 부담이 너무 크다고 토로한 바 있다. 미국 내 저가 배터리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의미다.
보급형 배터리 시장 공략 나서는 韓 업계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부터 먼저 개발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LFP 배터리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스펙이 덜한 ESS를 통해 노하우를 쌓으려는 것"이라며 "하루 만에 충전과 방전이 이루어지는 전기차용 LFP 배터리보다 안정적인 ESS로 시장에 진입해 기술을 끌어올린 후에 전기차용 LFP까지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기업도 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추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LFP 배터리 관련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고객사의 수요가 있다면 언제든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 대신 NMX 배터리로 보급형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NMX 배터리는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코발트를 제외하고 망간을 넣은 코발트 프리 배터리다. 삼성SDI 관계자는 "원가가 비싼 코발트를 제외했기 때문에 저렴하지만 성능은 하이니켈 배터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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