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현대차그룹, SW 조직 통합에 일부 직원 반발…왜?

등록 2024.01.18 13:55:00수정 2024.01.18 14:23:2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현대차그룹 SW 조직 송창현 산하 일원화

SDV 개발 위해 SW-HW 디커플링 추진

일각서 "송 사장은 車 모르는 사람" 비판

"내부 의견 충분한 조율 필요" 불만 나와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게 된 송창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0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하게 된 송창현 AVP본부장(사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4.0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그룹이 소프트웨어(SW) 개발 조직을 사실상 하나로 통합한다. 여러 곳에 흩어진 연구개발(R&D) 역량을 묶어 개발 효율을 높인다는 의도인데, 기존 조직 일부 직원들 사이에 급격한 변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송창현 사장 중심으로 'SW 개발' 통합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R&D 조직을 AVP(첨단 차량 플랫폼)본부와 R&D본부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AVP본부가 SW 개발을 전담하고, R&D본부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등 기존 자동차 관련 개발을 담당하는 구조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중심으로 R&D 업무를 수행했다. 다만 소프트웨어로 정의한 차(SDV) 관련 개발은 지난 2022년 인수한 포티투닷과 별도 조직인 SDV본부에 맡겼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SDV본부장(사장)을 겸임하며 CTO 산하의 R&D 조직과 협업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SDV본부, 선행기술원, 남양연구소로 삼원화됐던 SW 개발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기존 CTO 자리는 아예 없앴다. 송 사장이 포티투닷과 AVP본부를 이끌며 그룹 내 SW 개발을 총괄하는 것이다. 

포티투닷은 SDV SW와 아키텍처 기술 개발을 전담하고, AVP본부는 이렇게 개발된 기술을 양산 차량에 적용하는 업무를 맡는다. HW 개발을 총괄하는 R&D본부장에는 현대차·기아 TVD(차량통합개발)본부장이었던 양희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업계 관계자는 "SDV 시대에는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하드웨어는 표준화된 플랫폼을 쓰면서, 소프트웨어에서 차별화하는 전략을 쓴다"며 "현대차그룹의 이번 조직 개편도 ECU(전자 제어 장치) 단위 결합을 전제로 하는 기존 방식을 SW와 HW를 분리 개발하는 디커플링 방식으로 바꾸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R&D 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송창현 AVP(첨단 차량 플랫폼)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 2024.0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현대차그룹 연구개발(R&D) 조직 구성원을 대상으로 R&D 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설명하는 송창현 AVP(첨단 차량 플랫폼)본부장 겸 포티투닷 대표. (사진=온라인 직장인 커뮤니티 게시글 갈무리) 2024.01.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車 모르는 사람이 조직 망친다" 비판도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인 R&D 조직 개편을 추진하며 일각에선 불만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내부 의견을 충분히 조율하지 않고 급하게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현대차·기아 소속 SW 개발 인력을 포티투닷으로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남양연구소 등 일부 연구원들은 송창현 사장이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이번 조직 개편 설명회 방식에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한다. 송 사장이 무선이어폰을 사용해 목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았고, 내용도 부실했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R&D 조직 개편을 일방적인 온라인 발표로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300여명 규모의 포티투닷을 4000명이 넘는 기존 R&D 조직이 지원해야 한다는 내용을 길게 풀어 놓는 것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차 개발을 잘 모르고, 현대차에 온 지도 3년밖에 되지 않은 인물(송창현 사장)이 제대로 조직을 이끌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SDV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일정부분 잡음은 감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DV 시대가 온다는 방향성은 분명하고, 이에 선제 대응하려면 R&D 조직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며 "일각에서 불만을 가질 수 있지만, SW 개발 직원들 사이에선 SW를 잘아는 리더십으로 통합되는 것에 만족하는 사례도 꽤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