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 '교모세포종' 치료 가능성 열렸다
연세대 의대, KIST,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공동 연구
세계 최초 유전단백체 기반 정밀 진단…치료법 제시
예후 예측과 맞춤형 치료제 제공에 도움 될 듯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대표적인 난치암인 교모세포종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단백질이나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와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들의 유전단백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예후 예측과 맞춤형 치료제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9일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연세대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현석 교수와 한국과학기술원(KIST) 이철주 책임연구원, 삼성서울병원 남도현 교수 연구팀은 다기관 공동 연구를 통해 교모세포종의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와 치료제를 발견했다.
교모세포종은 뇌에 발생하는 악성 뇌종양 중 하나다. 수술적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표준치료로 수술 후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을 병행하지만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이소시트르산 탈수소 효소(IDH)에 유전자 변이가 없는 야생형 교모세포종은 전체의 90%를 차지하는데 예후가 나쁘고 치료제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교모세포종 예후 예측과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해 주로 유전체(DNA), 전사체(RNA) 수준의 연구들이 진행돼 왔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던 실정이다.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50종의 시료를 질량 분석 기반 프로테오믹스(세포 내의 단백질 기능 및 변화에 관한 연구) 방법으로 분석해 최초로 대규모 단백체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 확보된 단백체 데이터와 유전 전사체에 대해 약물 반응 데이터 통합 분석을 시행했다.
분석 결과, IDH 야생형 악성 교모세포종이 당대사·면역 조절·종양기원이 다른 두 개의 교모세포종 단백체 클러스터(GPC) 그룹으로 분류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두 그룹을 대상으로 치료적 관점에서 각 단백체 아형에 따라 적합한 표적 치료제를 제시했다.
GPC1 종양 유래 암세포의 경우 비스투세르팁, 탄두티닙, 크리조티닙에 대한 치료 반응이 높게 나타났다. GPC2 종양 유래 암세포의 경우 에리스모데집과 카너티닙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을 확인했다.
특히 가장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측된 세린 대합성 대사 효소(PHGDH) 음성 환자군에서 비스투세르팁이 좋은 치료 효과를 보임을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아울러 연구팀은 독립적인 교모세포종 코호트 연구와 종양구 침윤 실험을 통해 PHGDH 효소 발현에 따른 환자의 예후를 평가했다.
그 결과 PHGDH 발현이 높고, 암줄기 세포 마커인 네스틴(Nestin) 단백질의 발현이 낮은 환자군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예후를 보였다. 또 교모세포종 암세포에서 PHGDH를 과발현시켰을 때 종양구의 침윤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김현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표적인 난치암 중 하나인 IDH 야생형 교모세포종을 대상으로 세계 최초로 단백체 정보 기반의 분류 체계를 제시한 것"이라며 "실제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임상검증이 필요하겠지만 교모세포종의 유전체와 단백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새로운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와 치료법을 동시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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