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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회담' 트럼프 바라보는 南·北·中·러시아, 저마다의 셈법

등록 2018.05.28 11:5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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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협상을 美군사 옵션의 억지력으로 활용

南, 안보 확충과 문 대통령 정치적 입지 달린 문제

中, 협상 실패하면 美동맹 구슬리기...성공하면 보상 요구

러, 협상 성패 관계 없이 이득...푸틴 상대적으로 조용한 이유

【워싱턴(미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 중 손을 잡고 있다. 2018.05.23.  amin2@newsis.com

【워싱턴(미국)=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22일 오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단독정상회담 중 손을 잡고 있다. 2018.05.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다시 급물살을 타면서 남북은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 모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며 한국과 북한, 중국, 러시아가 트럼프를 지켜보며 저마다의 셈법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협상 불씨 활용하는 북한

 북한은 북미 정상회담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유지하려고 애쓸 가능성이 높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경제적 압력 완화와 평판 개선, 안전 보장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외교 불씨가 살아있는 한 김 위원장은 스스로를 열성적이고 책임감 있는 협상 파트너로 묘사할 수 있다. 트럼프를 상대함으로써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받을 수 있고, 다른 나라들의 대북 압박 완화도 기대해 볼 만하다.

 무엇보다도 북한은 협상을 미국의 군사 옵션에 대한 억지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외교적 노선을 통해 긍정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트럼프가 군사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여긴다는 설명이다.

◇ 안보·지지율 두마리 토끼 노리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한국의 안보뿐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그의 안정이 달린 사안이다.

 CNN방송은 문 대통령이 외교적 접근법을 오랫동안 지지해 왔다며 미국과 북한이 군사 충돌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그가 북한이 호의적인 협상 의향을 갖고 있다고 과장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올해 3월 북핵 문제의 외교적 돌파구가 열린 뒤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문 대통령의 한국 내 지지율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미 협상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농락당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버림받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의 정지척 입지에 타격인 동시에 미국의 한반도 군사 행동 가능성도 키운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회담장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 회담장으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05.27.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 대가 바라는 중국

 중국은 역사적으로 북한과의 외교를 촉구해 왔다. 미국이 군사 행동을 할 경우 그동안 중국이 즐겨 온 역내 현상 유지 상태가 흐뜨러질 수 있고 난민 유입과 역내 주둔 미군 확대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엎어 버린다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를 한국 같은 역내 미국의 동맹들을 미국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중국 편으로 끌어 들이는 기회로 활용하려 들 것이다.

 중국은 협상을 지지하면서도 속으로는 다른 대가를 원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북한에 제공해 온 지원을 이용해 북한에 협상 협조를 촉구하는 동시에 미국의 중국 기업 제재 완화 같은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고 9일 보도했다. 2018.05.09.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국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고 9일 보도했다. 2018.05.09. (출처=노동신문)  [email protected]

◇ 아쉬울 것 없는 러시아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미국보다는 북한의 편을 들어 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입장에선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아쉬울 게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에 실패하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람 맞히든 협상이 결렬되면 이는 역내 미국의 영향력과 신뢰 악화로 이어진다. 

 협상이 성과를 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이 필요 없어지면 미국이 역내 추가로 미군을 배치하거나 북한에 친미 지도자를 세우기 위해 움직일 이유도 없어진다. 미국의 러시아 접근을 경계하는 푸틴에겐 나쁠게 없다.

 CNN방송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과 접촉하면서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번 사안에 관한 언급을 자제하는 이유도 이 같은 이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트페테루브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2018.05.26.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상트페테루브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2018.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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