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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 채권단에 자구안 제출…"매각가능한 모든 자산 검토"(종합)

등록 2020.04.13 17: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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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단 실사 거쳐 이르면 이달 말 확정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두산중공업 사업부 매각 등 거론

오너일가 사재출연 불가피, 인력 구조조정도 검토


두산그룹, 채권단에 자구안 제출…"매각가능한 모든 자산 검토"(종합)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두산중공업 경영 위기로 국책은행에서 1조원의 자금을 수혈받는 두산그룹이 자구안을 제출했다.

두산그룹은 13일 채권단에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전달했다.

앞서 채권단은 국책은행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의 긴급자금을 지원해주며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한 바 있다.산업은행은 지난달 27일 "두산중공업에 대해 그룹 총수, 대주주인 ㈜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 이행, 자구 노력을 전제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책은행은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두산 및 주요 계열사 지분 등을 대출 담보로 받았으며, 자금 추가 지원 여부는 두산중공업의 자구 노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또는 유동화할 수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책임경영을 이행하기 위해 뼈를 깎는 자세로 재무구조 개선계획을 마련하고, 두산중공업 경영정상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채권단은 자구안을 제출받으면 이달 말이나 5월 초 두산중공업에 대한 정밀 실사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이 채권단에 제출한 재무구조 개선계획은 향후 채권단과의 협의 및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두산그룹은 자구안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서는 자구안에 두산건설 매각, 특허권 포함 두산중공업 일부 사업부 분할 매각, 두산중공업 유상증자 참여에 오너 일가 사재출연, 두산밥캣 지분 유동화 또는 담보대출, 인력 구조조정 확대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산의 사업 부문 중 두산솔루스와 두산퓨얼셀 등 우량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회사는 양대 신사업인 2차전지용 전지박과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각 사업이 성장성이 큰 만큼 매각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두산은 두산솔루스 지분 51%(경영권 포함) 또는 전량을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두산솔루스는 ㈜두산이 보통주 13.94%와 우선주 2.84%를 보유하고 있으며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모두 합하면 보통주 50.48%, 우선주 11.04%에 달한다.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 운용사로, 매각대금은 60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두산솔루스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동박, 전지박 사업 영업가치를 9615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두산이 그룹의 캐시카우이자, 신성장동력인 두산솔루스를 완전히 포기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가 보유한 OLED 소재와 전지박 사업의 성장률이 높기 때문에 지분 매각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전히 두산이 1대 주주 지배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 계열사로 두산솔루스와 함께 두산그룹의 양대 신사업 계열사로 꼽힌다. ㈜두산이 약 30%의 지분을 보유 중이고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하면 보통주만 65.08%에 달한다.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이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박지원 두산중공업 대표이사 등 오너 일가가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두산은 두산중공업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그룹의 지배구조 재편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 두산중공업을 자회사·손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과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두산중공업의 재무리스크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라는 채권단의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추가 명예퇴직, 일부 휴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그룹 전 계열사 및 임직원은 확정되는 계획을 최대한 성실히 이행함으로써 조기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번 계획이 확정될 경우 추후 상세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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