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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이천 참사 공사관계자…유족 "대책 없다" 항의

등록 2020.05.01 16: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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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의 대책 요구에 "지금부터 최선 다하겠다"고 되풀이

유족들 "현장에서 안전요원 본지 한달 넘었다' 항의

공사 관계자 "제가 무슨 말씀 드리겠나. 죄송하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피해 가족 휴게실에서 시공사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0.05.01.semail3778@naver.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1일 경기 이천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현장 인근 모가실내체육관에 마련된 피해 가족 휴게실에서 시공사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천=뉴시스] 이병희 기자 =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공사장 화재 참사에 책임이 있는 공사 관계자들이 1일 유가족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책임소재를 미루는 듯한발언과 대책 없는 입장 발표에 유가족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이천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 발주처 시공사 건우 이상섭 대표, 한 익스프레스 이재환 대표, 전인씨엠 한상규 대표 등 관계자 13명은 이날 오후 3시 피해자 가족 휴게소가 마련된 이천시 모가면 모가체육관에서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세 대표는 각자 앞으로 나와 유족들에게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까지 마무리가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차분한 목소리로 사죄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말해라"라는 유족들의 말에는 "지금부터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말에 감리업체 한 대표는 "안전요원 배치했고, 순찰도 돌았던 것으로 안다. 몇명이 있었는지 숫자는 정확히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현장에서 안전요원을 본 지 한 달이 넘었다"라는 항의가 나오자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나. 죄송하다. 경찰에서 모든 자료를 가져가 조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발주처 이 대표는 모든 책임을 대표가 질 것이냐는 유족의 질문에 "그건 아니다. 경찰 수사에 따라 저희가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겠다"라고 말했다가 "수사가 문제냐. 유가족이 먼저 아니냐"라는 질책을 들었다.

앞서 전날 오후 1시55분 시공사 이상섭 대표가 기자회견을 했지만, 제대로 된 사고 경위 설명이나 대책 마련 등의 언급이 사과만 한 뒤 자리를 떴다. 유족들의 빗발치는 항의에 이 대표는 자리에 그대로 누웠다가 구급차에 실려갔다.

이후 오후 8시 2차 기자회견을 연다고 했다가 이 대표는 이천시를 통해 "오후 6시30분 경찰 조사 예정이라 기자회견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하지만 뉴시스 취재결과 이날 이 대표에 대한 경찰 조사는 없었다.

한편, 불은 4월29일 오후 1시30분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물류창고 공사장 지하 2층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인력 410명과 헬기 3대 등 장비 90대를 동원해 5시간 만인 오후 6시 42분께 불을 껐다.

이 불로 현장 근로자 38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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