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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식 사상 첫 묵념사 '항쟁 교훈 계승' 뜻 담겨

등록 2020.05.18 10:2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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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항쟁지 옛 전남도청 앞 '바람이 일었던 곳' 낭독

시인 김용택 집필…오월영령 기리며 정신 선양 다짐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5·18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5.18. since1999@newsis.com

[광주=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광역시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제40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5·18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0.05.18.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서 처음 시도된 묵념사가 부당한 국가 폭력에 끝까지 싸웠던 오월영령의 넋이 깃든 최후항쟁지에 울려 퍼졌다.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40주년 기념식에서는 김용택 시인이 집필한 묵념사 '바람이 일었던 곳'이 처음 공개됐다. 낭독은 문흥식 5·18구속부상자회장이 맡았다.

기념식 식순에 묵념사가 포함된 것은 공식 기념식이 열린 1997년 이후 최초다.

 묵념사 '바람이 일었던 곳'에는 오월영령과 유가족들이 '돌에 세긴 이름들', '하얀 우리 어머니'로 표현됐다.

김 시인은 신군부의 부당한 국가폭력에 희생된 5·18의 비극을 '꽃 지고 피던 새잎이 떨어지던 5월'로 묘사했다.

그러면서 '그 어느 날은 오늘이고 또 내일입니다'는 문구를 통해 5·18의 아픔과 교훈을 현재·미래에도 되새겨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또 '해와 달, 별들이 가던 길'로 오월영령의 숭고한 뜻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노고를 기렸다.

'이곳은 바람이 일었던 곳, 나라를 생각합니다'라는 문장을 통해 '나라를 생각했던' 열사들이 숨져 간 항쟁지에서 울려 퍼진 묵념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김용택 시인은 전북 임실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시를 썼다. 1982년 '섬진강 1' 외 8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절제된 언어로 자연의 삶을 형상화하는 시인으로 자기 삶의 터전인 '섬진강'을 소재로 한 연작이 유명해 이른바 '섬진강 시인'으로 불린다.
 
대표적 시는 '섬진강', '맑은 날', '섬진강 이야기', '강 같은 세월' 등이다. 산문집으로는 '작은마을', '섬진강 이야기' 등이 있다.

다음은 김용택 시인의 '바람이 일었던 곳' 전문이다.

이 세상 어느 땅에는
작고 깨끗한 태극기가
푸른 잔디 위에 꽂혀 있습니다. 

돌에 세긴 이름들, 그리고 하얀 우리 어머니, 
꽃 지고 피던 새 잎이 떨어지던 5월, 
그 어느 날은 오늘이고 또 내일 입니다. 

거기에는 다 같이 고귀한 목숨들이 있습니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목숨을 바쳤냐고 묻지 못합니다. 목숨이니까요. 

해와 달, 별들이 가던 길 뒤돌아다봅니다. 
이곳은 바람이 일었던 곳, 나라를 생각합니다. 
그 나라에는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여 사는 우리나라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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