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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매수 치열한 눈치싸움…'8억9990만원' 문턱거래 잇단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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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6-06 06:00:00
'시계 제로' 매매시장 15억, 9억, 6억 턱밑서 거래 늘어
"일종의 우수리 떼기…아직 수요자 우위 시장이란 방증"
집주인에 협상력 넘어가는 과도기적 현상이라는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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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서울 아파트값이 10주만에 하락세를 그치고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시계 제로 상황에 돌입한 가운데 매도-매수간 눈치싸움은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집주인은 호가를 높이는 반면, 매수 희망자들의 관망세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에 예년보다 '문턱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등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팽팽한 대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특정 거래가격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에서 계약이 체결되는 '문턱거래'가 늘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매매는 1000만원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 보통인데, 문턱거래는 대출규제나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6억원, 9억원, 15억원 등 특정 가격을 넘기지 않기 위해 5억9900만원, 8억9900만원, 14억9900만원 등으로 거래하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동아 아파트 전용 59.9㎡의 경우 지난달 18일 14억9900만원에 손 바뀜이 이뤄졌다.
 
같은 달 서초구 방배동 방배래미안타워 전용 103.34㎡, 서초구 잠원동 중앙하이츠 전용 75.4㎡, 성동구 행당동 서울숲더샵 전용 114.5㎡도 14억9800만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달 4일에도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 신촌2단지가 14억9500만원에 거래돼, 15억원 턱밑에서 거래가 잇따라 체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초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하는 9억원에서는 매도-매수간 눈치 보기가 더욱 치열하다. 

지난달 7일 강동구 길동 e편한세상강동에코포레 전용 59.97㎡와 같은 달 6일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태영타운 전용 84.87㎡는 8억999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9억원을 불과 10만원 밑도는 금액이다.

이와 함께 마포구 창천래미안 전용 84.93㎡를 포함해 지난달 거래금액이 8억9900만원인 거래는 이날 현재 6건으로 집계돼, 전년 같은 달 4건을 넘어섰다. 이달 들어서도 구로구 신림동 대림1 아파트가 8억9900만원에 집주인이 바뀌며 문턱 거래가 나타나고 있다.

6억원 미만(5억9900만~6억원)의 문턱거래의 경우 지난달 3건이 발생했다. 노원구 월계동 미륭 전용 51.48㎡, 관악구 남현동 흥화브라운빌 59.88㎡, 마포구 아현동 66.24㎡ 등이다. 전년 같은 달 7건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나 거래 신고기한이 아직 한 달 가량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문턱거래가 늘어나는 이유는 대출규제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그만큼 매도-매수간에 눈치싸움이 여느 때보다 치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턱효과는 매도-매수간 어느 쪽이 협상력에서 우세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택 매매 시장에서는 집주인이 협상력에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실제로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 매매시장에서도 급매물이 소화되자, 오히려 집주인이 호가를 높이며 바닥 다지기에 나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규제와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추격 매수세에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커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 같은 문턱거래는 일종의 우수리를 거슬러 받는 것으로, 주로 수요자 우위 시장에서 나타난다"면서 "최근 아파트값 하락세 둔화에도 아직 집주인에게 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호황일수록 주택시장의 참여자들이 거래금액을 억 단위 어림수 가격의 바로 하단의 가격구간으로 상향조정해서 빈번하게 거래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집주인에게 협상력이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매도-매수간 대치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시장에 낙폭이 둔화되고 15억원 초과 고가 거래의 비중이 늘어나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거래량 회복의 징후가 뚜렷하지는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6월1일 보유세 과세 기준일을 넘기면서 절세 매물이 줄고 6월말이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도 끝나 매물이 늘어나기는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서 "대출규제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가격조정이 있어야 거래도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량이 반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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