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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김여정 화내니까 우리가 벌벌 긴다 생각 말아야"

등록 2020.06.10 14:3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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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에 굉장히 열등의식 갖고 있어 화 내는 것"

"당 창건 준비 못해 속 터지는데 삐라 날아와"

"北, 경제난에 대남 자신감 결여돼 불만 표출"

"김여정 하명법 발상은 남북관계 모르는 소리"

"北, 남북 약속 이행 준비 확인되면 접촉할 것"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1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6.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0일 북한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계기로 대남 적대감을 드러내는 상황과 관련, "북한 내부의 대남 자신감 결여가 최근 극렬한 적대감의 표출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평통 수석부의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판문점의 협상가, 북한과 마주한 40년'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최근 북한의 대남 강경 자세 배경을 이같이 분석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최근 북한에서는 남쪽의 통일부나 대외정책에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른바 신북방정책이라는 것도 노태우 정부 시절 북방정책의 변종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한다"며 "통일을 위해서 북한을 녹여먹으려 하는 게 북방정책이라고 보고, 신(新)자를 붙였지만 북한 경제가 어려워지는 걸 기화로 삼아서 사실상 흡수 통일을 바라는 게 아니냐는 일종의 공포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이어 "북한이 남쪽에 대해서 삐라(전단) 뿌리는 걸 막지 않는다고 해서 그렇게까지 화를 내고 적대감으로 뭉칠 필요는 없는데 그렇게 하는 걸 보면 남측이 잘 해주려는 데 대해서 오히려 불안해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남북 경제력 격차 심화에 대한 불안감에 대남 적대가 심해진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6.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평양에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주재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0.06.08.  [email protected]

정 수석부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북한 경제 사정 악화도 짚었다. 그는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10월)을 성대히 치러야 하는데 5개월이 지나갔다. 지금 잔뜩 짜증이 나 있다"며 "그나마 최고 존엄에 대한 인민들의 존경으로 끌고가는 건데 직격탄으로 위선자니, 형님을 죽인 살인자니 이런 식의 삐라를 뿌리니 그렇잖아도 속이 터져서 화를 내고 싶은데 남쪽 삐라가 걸린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지난달 중부전선 GP(감시초소) 총격 사건도 대남 불만의 일종이라 해석했다. 그는 "한미연합훈련이 있을 때는 북쪽이 감히 총 소리를 못낸다. 끝나고 나서 GP에 총을 4발 쐈다. 국방부는 의도적인 게 아닌 것 같다고 해석했지만, 어쨌든 (훈련을) 했단 것에 대해서 불만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정부 대응과 관련해 제기된 '대북 저자세'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김여정이 화내니까 여기서 벌벌 긴다는 식으로는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며 "남북은 현실적으로 1대1이 아니다. 1대1이 아닌데 왜케 벌벌 기냐.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저 쪽은 남쪽에 대해 열등심을 가진다. (보수진영 등이) 터무니 없이 자존심을 내세우는데 그건 열등의식의 동의어라고 본다"고 일갈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오전 통일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0.06.09.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힌 9일 오전 통일부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남북 연락사무소 간 개시 통화를 시도했지만 북측이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2020.06.09.    [email protected]

그는 "만날 때도 그렇다. (북한은) 꼭 직급이 낮은 사람을 높여서 내보낸다. 그런 식으로 오면서 자존감이랄까 자기만족을 할 정도로 남쪽에 대해서 굉장히 열등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이라며 "김여정 한 마디에 하명법을 만든다느니 하는 발상은 남북관계를 전혀 모르는 것이다. 한반도 상황은 그렇게 해서라도 북이 위험한 짓을 하지 못하도록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 대응이) 그런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그러면서 "4·27 판문점 선언 이행과 관련해서 사사건건 미국과 협의하더니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북 간에 약속한 일은 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게 확인되면 (북한은) 슬그머니 접촉할 것"이라며 "우리하기 나름"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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