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일반

이스타항공 결국 파산하나…출범 13년만에 벼랑끝 위기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7-02 15:18:00
군산 거점 LCC로 출범…코로나에 휘청
지난해 맥스 사고, 日불매운동에 유탄
결국 제주항공으로 매각 결정됐지만
코로나 사태에 편법 승계 등 논란까지
M&A 불발 유력해 파산 가능성 관측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이스타항공이 국제선에 이어 국내선 운항도 중단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이스타항공 발권 창구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내일(24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한 달 동안 김포와 청주, 군산에서 출발하는 제주노선의 운항을 중단한다. 2020.03.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 간 인수합병(M&A)이 좌초 위기에 처하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 5위권인 이스타항공이 파산 문턱에 섰다.

지난 2007년 전북 군산의 향토기업으로 출범한 이스타항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직원 임금 체불 논란, 편법 승계 및 증여 의혹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M&A 무산 시 이스타항공은 결국 파산 신청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거점으로 설립한 LCC다. 지난 2014년까지는 이상직 의원이 사장을 지낸 KIC그룹의 계열사 새만금관광개발이 지분 49.4%를 지닌 회사였다.

이 의원은 이스타항공그룹 총괄회장을 맡다가 2012년 19대 국회에서 전주 완산을 지역구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자 형 이경일 전 KIC그룹 회장에 경영권을 넘겼다.

이 전 회장은 배임·횡령 혐의로 2015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고, 같은해 자본금 3000만원으로 설립된 이스타홀딩스가 2016년 이스타항공의 지분 68.0%를 사들이며 최대 주주가 됐다.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아들 이원준씨(66.6%)와 딸 이수지씨(33.3%)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이스타홀딩스가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은 410억원 상당의 39.6%다.

associate_pic
[전주=뉴시스] 김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주을 이상직 당선자는 16일 전북 전주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자 합동 기자회견 중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4.16.

pmkeul@newsis.com


이스타홀딩스가 설립된 지 약 5년 만에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사태 직격탄으로 경영난을 겪으며 매물로 나왔다.

이스타항공은 설립 이후 자본잠식 상태였다가 해외여행객이 늘며 2016년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보잉 737 맥스 기종 추락사고로 선제적으로 도입했던 맥스 기종의 운항이 금지되고, 하반기 일본 불매 운동에 일본 노선까지 타격을 입었다.

악재가 이어지는 와중에 올초 코로나19 사태까지 시작되며 상황은 더 나빠졌다.

국내 1위 LCC 제주항공이 인수를 결정하며 한시름 놓는 듯했지만,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며 M&A에 제동이 걸렸다.

이스타항공이 지난 2월부터 직원들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가운데, 250억원가량으로 불어난 체불 임금을 놓고 제주항공과의 책임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이스타홀딩스 설립과 연관된 편법 승계, 자금 출처, 매각 차익 등과 관련된 의혹도 제기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회사 관계자가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가족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을 회사에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분 헌납'이 중단된 M&A와 눈덩이처럼 불어난 체불 임금에 대한 즉각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며, 이 의원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인수 주체인 제주항공 측은 당장 열흘 안에 체불 임금 등 약 800억원 이상의 '돈 문제'를 해결하라며 압박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이 보낸 선결 과제 이행과 관련한 공문을 검토하고, 전날 "열흘 안에 선결 조건 불이행 시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답변을 보냈다.

이스타항공이 현금이 바닥 나 직원 임금까지 5개월째 체불 중인 상황에서 사실상 '딜 중단'을 선고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이 29일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서 열린 노사협의회에 참석하기 전 사측의 체불임금 등 현안에 대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2020.06.29.kkssmm99@newsis.com


한편 이스타항공의 위기와 관련해 회사 내부 문제도 있었지만, 결국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국내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시작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세계 항공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파산 신청을 하는 항공사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멕시코 2위 항공사 아에로멕시코는 미국 연방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다. 아에로멕시코의 최대주주는 미국 델타항공이다.

아에로멕시코는 코로나19 사태로 이동 제한과 봉쇄 조치로 여객 수요가 90% 급감하며 파산 신청까지 하게 됐다.

지난 5월에는 중남미 최대 항공사 라탐항공과 콜롬비아의 아비앙카항공이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이들 항공사는 역내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으로 재정적인 여유가 없어 유럽 항공사처럼 공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

앞서 유럽 최대의 지역 항공사이자 영국 대표 LCC였던 플라이비도 지난 3월 파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의 과당 경쟁 그림자가 코로나19 팬데믹에 더 짙어졌다"라며 "국내 항공업계의 구조조정 시기도 코로나19가 앞당겼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산업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