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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찾아 삼만리"…'임대차 3법' 치솟는 전셋값 잡을까?

등록 2020.07.0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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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대책 후폭풍 '천정부지' 전셋값 53주 연속 상승
국회 임대차 3법 입법 돌입…"세입자 주거 안정"
"전셋값 상승, 장기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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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아파트단지. 2020.06.28.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집주인이 월세로 전환한다고 해서 여기저기 알아봤지만, 두 달째 전세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어요."

회사원 최윤호(39)씨는 스스로를 '전세 난민'이라 부른다. 서울 마포구 대장주로 불리는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59㎡) 아파트에 세 들어 사는 최씨는 전세 계약 연장을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집주인이 최근 시세에 맞춰 전세금을 2억원 가까이 올리거나, 보증부 월세인 '반전세'로 전환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2018년 5억2000만원을 주고 전세 계약을 맺었다. 이 단지의 최근 전세 물건 호가는 7억원선으로 2년 새 2억원이나 뛰었다.

최씨는 "주거 환경이 좋고, 딸이 집에서 가까운 유치원에 다니고 있어 전세금을 더 주고라도 집에 살고 싶기는 하지만 2억원은 평범한 회사원이 도저히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월세가 부담스럽지만, 전셋값도 오르고 매물도 없어서 월세로 계약을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수급 불균형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53주 연송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들의 입이 바짝 마르고 있다. 전세를 선호하는 세입자와 달리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전세시장은 수요와 공급에서 심한 불균형 상태다. 

청약 대기 수요 등 전세 수요는 계속 늘고 있는 반면 전세 물량이 줄어들면서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 보유세 부담 증가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월세나 반전세 매물이 늘면서 전세 품귀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6·17부동산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의 재건축 분양권을 받기 위해선 2년 이상 실거주가 의무화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6월 다섯째 주(지난달 29일 기준)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1% 올랐다. 상승폭도 전주(0.08%)보다 0.02% 커졌다. 서초구(0.20%), 송파구(0.16%), 강남구(0.14%), 강동구(0.17%) 등 강남4구가 상승을 주도했다. 또 마포구(0.17%), 강북구(0.14%), 용산구(0.11%), 도봉구(0.09%) 등도 상승세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지역 내 신축 아파트 선호와 청약대기 수요, 교육제도 개편 등에 따른 전세 수요가 꾸준한 반면, 공급에 대한 불안으로 전셋값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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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0% 올라 지난주(0.08%) 대비 오름 폭이 커졌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전셋값 상승세는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실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지난 5월 9억원대에서 현재는 2억원 이상 오른 11억원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또 성동구 옥수어울림(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2년 전에 비해 1억~1억5000만원 오른 8억원 후반이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래미안에스티움(전용면적 59㎡)의 전세 물건 호가는 2년 전에 비해 1억원 가량 상승했다.

전세 물건 부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의 주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셋째 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3.1로, 5월 평균인 158.1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설수록 전세 수급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지역 전세난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재영)이 지난 2일 발표한 '2020년 하반기 건설·주택경기 전망'에 따르면 전셋값은 상반기 1.1% 상승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1.5% 올라 연(年) 2.6%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환 부연구위원은 "매물 감소, 수요 잔존, 3기 신도시 대기 수요 등 전세가격 상승 압력 요소가 많다"며 "이러한 임대인 우위 시장에서 임대차 3법이 현재 논의 수준대로 시행될 시 전세가격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세입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임대차 3법'에 대한 입법 절차에 들어갔다. 발의된 개정안들은 치솟는 전·월세 가격으로 불안정한 주택 임대차시장의 안정을 꾀하고, 세입자 보호를 위한 취지로 마련된 법안들이다.

21대 국회에서는 정부가 주택 임대시장 안정을 위해 추진 중인 '전월세 신고제'를 비롯해 전세금 인상률을 최대 5%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됐을 때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 3법이 연이어 발의되고 있다.

여당은 임대차 3법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론상으로 177석의 거대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야당 협조 없이 임대차 3법 통과가 가능하다. 서민 주거 안정의 지표인 전세시장의 불안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최고의 민생 과제로 부동산 대책을 꼽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수석 보좌관 회의에서 "지금 최고의 민생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며 "세계적으로 유동자금은 사상 최대로 풍부하고 금리는 사상 최저로 낮은 상황에서 정부는 최선을 다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며, 서민들과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임대차 3법 효과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세시장이 투명해지고, 급격한 전셋값 상승을 막아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지원할 수 있다는 주장과 법 시행 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미리 올리거나 전세를 월세를 돌리면서 전세 물건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팽팽하다.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이 갈수록 줄어든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덩달아 전세 물건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신규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보호 3법은 중장기적으로 전·월세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 있으나, 시행 직전 단기간에 가격을 상승시킬 여지가 있다"며 "전셋값 상승은 신규 공급량을 늘리지 않고는 해결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금리인하와 신규 물량 공급 축소 등이 임대차보호 3법과 맞물리면서 전세 물량이 전체적으로 줄고 전세난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임대 기간이나 인상률 등에 대한 규제보다 수요가 있는 곳에 장기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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