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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급락…서학개미 어쩌나

등록 2020.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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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순매수 규모 전달 대비 절반 수준

"가파른 상승세 부담에 차익실현 나선 듯"

미 증시 급락…서학개미 어쩌나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이른바 '서학 개미'들의 해외주식 순매수세가 지난달 주춤했다. 전문가들은 가파르게 상승세를 이어오던 미국 증시가 급락하며 향후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커진 만큼 투자자들의 방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17억2828만달러로 나타났다. 순매수세는 12개월째 계속됐으나, 역대급 규모였던 직전달인 7월 31억9148만달러에 비해서는 절반(45.8%)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가별로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주식 순매수 규모가 14억9083만달러로 직전달 대비 34% 줄었다. 순매수 종목 1위는 테슬라(3억1398만달러)로 나타났다. 애플(3억1226만달러), 엔비디아(2억2695만달러)가 뒤를 이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8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졌고, 기업들 실적 개선과 미국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나오며 미국 증시 조정 가능성이 높지 않냐는 예상들이 나왔다"며 "계속 가파르게 올랐다는 자체가 부담 요소가 될 수밖에 없고 언제라도 조정이 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순매수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는 대폭 확대됐다. 코로나19로 폭락했던 미국 주식시장이 빠르게 반등에 나서자 투자자들은 적극 매수에 나섰다. 미국 증시도 기록적인 랠리를 이어왔다. 지난달 다우지수는 7.6%, 나스닥은 9.6%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실물 경제와 무관하게 주가가 계속 오르자 상승장이 유지될지에 대한 우려가 지속 나왔고, 이에 국내 투자자들도 차익실현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뉴욕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 3일(현지시간) 3개월만에 뉴욕증시가 최대폭으로 급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3.51% 내린 3455.06을, 나스닥지수는 4.96% 급락한 1만1458.10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지수는 2.78% 떨어진 2만8292.73을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종목 1~2위인 애플과 테슬라는 8%, 9% 하락했다. 테슬라는 3거래일 동안 20% 가까이 떨어졌다.  

황 연구위원은 "계속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고, 5% 급락은 조정 장세가 본격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투자자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이라며 "다소 방어적인 관점으로 미국 주식시장에서 전략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과 정부의 재정정책 등을 감안하면 3월 급락의 재현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변동성이 해소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저점 대비 급등한 부분의 경우 크게 낮아지지 않았는데, 실제 테슬라의 최근 20% 하락에도 전년 대비 486% 상승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결국 유동성의 지속이다. 투자자들의 매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나, 이를 뒷받침할 펀더맨탈의 개선이 동반해야 된다"며 "당분간 시장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감안해 레버리지 축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해외주식 총 거래액 규모를 보면 100억4506만달러로 직전달 대비 10.8% 감소했다. 월별 해외주식 총거래액은 올해 1월 30억달러 규모에서 3월 70억달러로 크게 늘었고, 이후 6월 97억달러, 지난 7월 112억달러 규모까지 상승했다.

지난달 말 기준 올해 해외주식 거래액은 1086억2294만달러다. 지난해 전체 해외주식 거래대금(409억8539만달러)의 2.7배에 달하는 규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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