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포인트 사태 집단소송 번지나…"손해배상 청구 가능"
중단 원인 선불전자지급 등록 대상 여부 정말 몰랐나
약관 '선불전자지급' 표현…"항변 사실인지 확인해야"
적은 자본금 대비 상품권 발행액수 커 폰지사기 의혹
회사 "예치금과 운영자금 분리…매출 지출보다 높아"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몰려 상황이 혼잡해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2021.08.13. [email protected]
1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로 환불을 요구하는 인파가 몰리기 시작한 13일부터 온라인에 회사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준비한다는 단체 채팅방, 카페 등이 다수 등장했다.
회사가 서비스 중단과 함께 90% 환불 실시 방침을 밝혔지만, 정작 환불이 지연되고 회사가 오프라인 환불 운영도 중단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머지포인트에 200만원을 넣었다고 밝힌 인천 거주 남성 A(34)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커머스 업체에서 판매하길래 안정적인 업체인 줄 알고 20만원씩 샀다"며 "11일 자정부터 온라인에 환불 신청을 했는데 24시간동안 연락, 문자 한 번 없다"고 토로했다.
머지포인트는 편의점, 대형마트, 외식 체인점 등 전국 2만개 제휴 가맹점에서 '20% 할인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2019년 1월 서비스를 시작한 뒤 100만명의 누적 가입자를 모으고, 1000억원 이상의 머지머니를 발행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해왔다.
금융당국은 서비스 형태로 봤을 떄 머지포인트가 등록을 해야 하는 선불전자지급업에 해당하지만, 수년간 이를 지키지 않고 무허가 영업을 한 것으로 본다.
머지플러스는 지난 11일 공지를 올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몰린 가운데 한 피해고객이 머지포인트 피해자 카페 글을 읽고 있다. 2021.08.13. [email protected]
이를 두고 금융당국은 위법성이 발견될 경우 형사고소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집단소송 커뮤니티에 모인 이용자들은 머지플러스가 자사 서비스 중단의 단초가 된 '선불전자지급업' 해당 여부를 정말 몰랐는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머지포인트 앱에서 확인 가능한 '서비스 이용 약관'을 살펴보면, "‘금액형’은 비정액 또는 정액형 선불전자지급수단으로 유효기간 내에 명시된 금액을 초과하지 않게 상품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기록된 모바일 교환권"이라는 표현이 있다.
법조계에선 이를 통해 고의성이 입증된다면 민사상의 손해배상 청구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익 대륙아주 변호사는 "공지를 보면 머지포인트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하는 것을 몰랐다는 내용으로 위법성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항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약관을 살펴보면 머지플러스는 자사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에 해당함을 전제로 이용약관을 작성했는 바 위와 같은 항변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13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에서 포인트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2021.08.13. [email protected]
머지포인트 측은 90% 환불만 가능한 점에 대해 "기존 환불 정책에 따르면 '등록한 상품과 이용 중인 상품'은 환불이 어렵다"며 "다만 상황을 고려해 예외 없이도 환불을 도와드리려 한다. 등록과 이용 중인 상품의 경우 최초 결제수단의 취소 처리에 어려움이 있어 90% 계좌 환불만 가능한 점을 양해해달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머지포인트의 적은 자본금(30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발행된 상품권을 책임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환불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끌고 파산신청을 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고의성을 갖고 소비자들을 속인 '사기'라 단정짓긴 아직 불분명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선점, 고객 확대 등의 목적으로 손실을 감수하는 경영상 측면일 수 있어서다.
머지플러스 측은 지난 6일 권남희 대표 명의로 된 공지문을 올리고 "고객 예치금과 회사 운영 자금을 철저히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구독, 광고, 수수료 매출규모가 인건비 등의 운영지출보다 현저히 높다. 인건비를 비롯한 회사 운영비는 투자 자금과 매출 수익내에서 지출되고 있다"며 이를 부인했다.
회사는 이어 12일 공지를 통해 "관련 이슈를 완전히 해소하고 4분기부터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려 한다"며 "정확한 시기는 안내할 수 없지만 최대한 이용자가 선호하는 브랜드로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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