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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인기 1위는 고노인데, 당선은 기시다…'파벌 정치' 한계

등록 2021.09.29 17: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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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각종 여론조사서 선호도 1위에도 고배

대중적 인기 없는 금수처 출신 기시다 당선

젊은 의원들 개혁 요구 무색…뿌리깊은 파벌

[도쿄(일본)=AP/뉴시스]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거가 지난 17일 고시됐다. 공식 입후보한 4명의 후보는 이날 자민당 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도중 후보인 고노 다로(河野太郞·58) 행정개혁·규제개혁상(왼쪽)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4) 전 정조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09.29.

[도쿄(일본)=AP/뉴시스]일본의 차기 총리를 결정하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선거가 지난 17일 고시됐다. 공식 입후보한 4명의 후보는 이날 자민당 본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 도중 후보인 고노 다로(河野太郞·58) 행정개혁·규제개혁상(왼쪽)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64) 전 정조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09.29.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29일 실시된 일본의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대중적 인기가 저조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정조회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차지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담당상을 제치고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파벌정치가 있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 내 젊은 의원들이 개혁을 주장했지만, 원로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한 뿌리 깊은 파벌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일본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를 택하고 있다. 다수당 대표는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 등이 선출하기 때문에, 국민이 직접 투표해 대통령을 뽑는 우리나라와 달리 민심이 선거에 정확히 반영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이유로 여론조사 1위 후보가 반드시 당 대표에 선출되지는 않는다. 이에 더해 일본 특유의 파벌 중심의 정치문화도 작용한다.

자민당 파벌은 '당 속의 당'이라고 볼 수 있다. 자민당 내에는 7개 파벌이 존재하는데, 그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는 각 파벌이 단일 지지 후보를 결정하고, 소속 의원들이 이를 따르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기시다가 이끄는 기시다파를 제외하고 주요 파벌이 지지 후보를 단일화 하지 않으면서, 파벌정치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지역 기반이 취약한 3선 이하의 자민당 젊은 의원 70여명이 '파벌에 얽매이지 않는 총재선거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는 등, 이번에는 파벌이 아닌 민심이 총재선거에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다.

젊은 의원들이 탈(脫)파벌을 외친 것은 오는 가을 중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자민당 지지율 저하해 의석이 대폭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다. 새로운 총재를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재선을 위해서는 파벌보다는 여론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달리는 고노 개혁상의 당선 가능성도 점쳐졌다. 적어도 1차 투표에서는 고노의 승리가 점쳐졌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1차 투표부터 기시다가 승기를 잡았다. 정작 투표에서는 파벌 논리가 힘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는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와 다카이치 중 살아남은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내부 단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노는 자민당 내 제2 파벌인 아소파 소속지만, 개혁적인 성향탓에 아소파의 지지를 온전히 받지 못했다. 반면 기시다는 당내 비둘기파로 주요 파벌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선거도 일본 특유의 파벌 정치가 좌우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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