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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난 스타벅스 직원들, 집단 행동 예고…굿즈 마케팅 줄어들까

등록 2021.10.05 10:50:20수정 2021.10.05 14: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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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현수막 게시하고 7~8일 강북·강남서 트럭 동원한 단체행동 예고

사태 커질경우 나쁜기업 오명 막기 위한 본사 차원의 해결책 나올 듯

굿즈 마케팅 감소 및 1인당 구매 제한 강화, 근무환경 개선 등 거론돼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리유저블 컵에 담긴 커피가 놓여있다. ‘리유저블 컵 데이’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해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일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2021.09.2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8일 오전 서울 중구 스타벅스 프레스센터점에 리유저블 컵에 담긴 커피가 놓여있다. ‘리유저블 컵 데이’는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 1일)을 기념해 진행되는 캠페인이다. 일회용 컵 사용 절감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2021.09.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스타벅스 코리아 직원들이 과도한 업무 부담 개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이들은 시위를 통해 근무환경 개선을 포함한 인금인상, 과도한 굿즈 마케팅 지양 등을 본사에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스타벅스 직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매장 당 근무 인원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본사 차원의 굿즈 마케팅이 일주일에 한번 꼴로 진행돼 노동 강도가 대폭 늘어났고 이에 대한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스타벅스 직원들의 집단 행동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날 경우 사회적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사 측에서는 직원 복지를 외면한 '나쁜 기업'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 굿즈 마케팅 등을 축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는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과 세계 커피의 날(10월1일)을 기념해 커피를 통해 스타벅스의 지속가능성 가치와 다회용 컵 사용 권장에 대한 친환경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단 하루 매장을 방문해 제조 음료를 주문하면 글로벌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특별 디자인이 적용된 그란데 사이즈의 다회용 컵에 음료를 담아 제공했다. 사이렌 오더 주문 제한과 동일하게 1회 주문시 최대 20잔까지로 구매 제한을 뒀다.

결과는 '리유저블 컵' 대란으로 이어졌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리유저블 컵을 받기 위해 몰려든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부분 매장에서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주문한 음료를 찾을 수 있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뿔난 스타벅스 직원들, 집단 행동 예고…굿즈 마케팅 줄어들까

행사가 마무리된 뒤 일부 스타벅스 직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쏟아지기도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온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데이' 관련 글에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다수 올라왔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매장에서는 대기 음료가 650잔까지 늘어나는 등 업무 강도가 높았다고 하소연했다. 일에 비해 월급이 적은데다 고객이 몰리는 행사가 진행되는 날에도 특별수당 등을 본사가 챙겨주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단체행동을 예고하는 직원들도 나왔다. 이들은 단체행동에 필요한 금액을 모금했고 오는 6일 사측의 업무강도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7일과 8일에는 서울 강북과 강남으로 나눠 트럭시위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알렸다.

스타벅스 직원들의 단체행동은 노동조합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데다 자신들의 열악한 근무 상황을 평화적으로 알리면서 본사 차원의 자발적 개선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단체행동에 공감하는 이들이 늘어날 경우 스타벅스 본사 차원에서도 스타벅스 굿즈 대란을 막기 위한 해결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먼저 계획하고 있던 굿즈 마케팅이 지금보다 감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1조9284억원, 영업이익 16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영업시간이 단축되고 매장 내 영업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대비 선방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실적이 가능했던 이면에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이 있다.

[세종=뉴시스] 스타벅스에서 사은품으로 지급했던 서머 레디 백.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세종=뉴시스] 스타벅스에서 사은품으로 지급했던 서머 레디 백.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스타벅스는 정기적으로 다양한 한정판 굿즈를 선보였고 소비자들은 한정판 굿즈 마케팅에 열광했다. 굿즈 마케팅이 진행될 때마다 등장하는 리셀러들은 스타벅스 직원들의 업무를 더욱 가중시켰다.

서머 레디백·체어 굿즈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당시 스타벅스는 17잔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서머 레디백·체어'를 제공했는데 리셀러로 추정되는 이 소비자는 300잔을 구매한 뒤 음료를 버리고 서머레디백 17개만 갖고 가게를 떠났다.

또 다른 방안으로는 구매 제한을 강화하는 것이 거론된다.

서머 레디백·체어 굿즈 이벤트에서는 구매제한을 두지 않다보니 300잔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나왔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 리유저블 컵 데이 행사에서는 20잔으로 뒀지만 대기 주문이 650개까지 늘어나는 등 효과가 별로 없었다.

향후 본사 차원에서 굿즈 이벤트를 진행할 때 1일 한정 구매 제한을 강하게 두고 무료 제공 이벤트를 지양해야 리셀러들의 활동을 막고 직원들의 업무 가중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외에도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포함한 인금인상 등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직원들은 이벤트 행사 기간에 인센티브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는 형평성을 고려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리유저블컵 행사에 예상 외로 많은 고객들이 방문해 주셨고 파트너들의 의견을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경청하고 있다"며 "업무에 애로사항은 없었는지 부족한 부분은 계속 살펴보며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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