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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플레이션 공포③]"탄소중립, 미룰 수 없다" 산업계 '적자생존' 골몰

등록 2021.10.18 04:04:00수정 2021.10.18 14: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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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철강·석화 등 다소비 업종, '원팀'으로 공동 대응
원자재값 급등에 공급 다변화·대체 자원개발 나서
'제2의 창업' 근본적인 체질 개선도 현재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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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산업부 = '그린플레이션'은 기업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은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사실상 지속가능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유럽 등 선진국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나라에서 수입되는 철강, 석유화학 등 제품에 대한 관세, 이른바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탄소세의 파급력은 단순히 이른 업종에 그치지 않고 항공, 해운 등 전방위로 확산되며 원료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앞으로 판매가 중단돼 그린 기술 확보 노력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반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는 가운데, 각종 규제로 생산은 줄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대응이 숙제로 남았다.

◆철강·석화 '발등의 불'…다소비 업종, 활로 찾기 '안간힘'

온실가스 최다 배출 업종은 단연 철강과 석유화학이 꼽힌다.

철강 1t을 만드는 데 약 2t의 이산화탄소(CO₂)가 나온다.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 기준 1억1700만t으로 국가 전체 배출량의 16.7%에 달한다. 이어 석유화학도 두 번째로 많은 연 7100만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이들 에너지 다소비 업체들은 다만 일찍부터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목표 달성에 매진했다.

특히 업계 공동의 노력을 통해 '그린플레이션'이라는 파고를 넘겠다는 각오다. 포스코는 석탄 대신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환원제철' 등 온실가스 배출이 없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서 협력하고 있다.

포스코는 또 기가스틸, 무방향성 전기강판(Hyper NO), 포스맥 등과 같은 친환경 제품을 더 많이 개발·생산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지속가능성장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석유화학 업계도 지난 2월 SK종합화학, 금호석유화학, 한화토탈, 롯데케미칼, LG화학, 여천 NCC 등 주요 업체와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석유화학 탄소제로위원회를 출범하고 힘을 모으고 있다.

LG화학은 기저귀, IT·가전제품, 자동차 소재 등에 사용되는 9종의 제품에 대해 국내 최초로 친환경 국제인증을 받으며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와 함께 시멘트, 정유, 반도체·디스플레이, 자동차, 비철금속, 제지·섬유, 전기전자, 조선, 기계, 바이오 업계도 탄소중립을 위한 업종별 협의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녹색전환' 논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부터 운행, 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들은 기업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한다.

LG디스플레이도 대기로 배출되는 온실가스 양을 90% 이상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감축 설비를 사업장에 설치하는 등 탄소중립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삐 풀린 원자재 가격에…"오래 쓰고 다시 쓰자"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대한 대응 노력도 한창이다.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사실상 광물 집약적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기차는 기존 차량보다 6배의 광물 투입이 필요하고, 육상풍력 발전설비는 가스화력발전소보다 9배 많은 광물자원이 투입된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원 전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원자재 수급난은 물론,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제조 원가 부담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의 경우 생산 규모 상위 3개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60~70%를 담당할 정도로 특정 지역 편중 현상이 심하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항상 따라 다닌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공급망 확대와 장기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제품가 인상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호주 QPM, AM사와 중국 그레이트파워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분 확보를 통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장기로 메탈을 안정적으로 선점하기 위해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한편, 부족한 시황 속에서도 공급망 관리를 위해 고객 네트워크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장기 구매계약을 체결해서 안정적으로 배터리 원소재를 확보하고 있다. 또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중국 배터리 소재 전문기업 BTR 등과 공동 투자를 통해 양극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 업계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패널 등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해 내부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프로모션 축소 등을 통해서 대응 중이다.

산업계는 대체 자원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이노텍이 지난달 출시한 친환경 마그넷(자석) 제품은 기존 제품 대비 희토류, 구리 등의 함량을 줄이면서도 자력은 높였다. 삼성전자와 현대제철도 최근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침전물)를 활용해 쇳물에서 불순물을 제거할 수 있는 폐기물 자원화에 성공해 앞으로 현장에 도입할 방침이다.

◆'변해야 산다'…제2의 창업 수준의 '체질 개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엄청난 양의 물과 전기를 사용하는 반도체 업체들은 그동안 환경오염 산업이라는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변화의 움직임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반도체 업계 최초로 카본 트러스트로부터 메모리 제품에 대한 제품 탄소 발자국 인증을 받았고, 최근에는 시스템 반도체 제품까지 환경 인증을 획득했다.

'제품 탄소 발자국'은 제품의 생산부터 폐기까지 발생하는 탄소를 탄소 발자국 산정 표준(PAS 2050)에 맞춰 산정한 제품에 부여하는 것으로, 삼성전자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삼성전자는 반면 ‘분쟁광물 미사용’을 선언하고 ‘지속가능한 코발트 채굴을 위한 산업간 협력 프로젝트’를 가동하는 등 사회적 문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용·폐수의 재활용률을 최대한 높이는 등 효율적인 물 관리를 위해 '전과정 평가'(LCA)를 적극 활용 중이다. 이는 제품의 생산-유통-사용-폐기 등 전 과정을 고려해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기법을 말한다.

특히 SK그룹은 그린산업 투자회사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선언했다.

SK는 기후변화, 환경오염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제거, 감축, 대체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그린 사업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기도 했다.

▲대체 에너지 9조5000억원 ▲지속가능식품 3100억원 ▲클린 솔루션 4조원 ▲이산화탄소 처리 6000억원 등 2025년까지 14조4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상 정유, 석유화학 등 탄소배출 산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SK가 이제 그린 사업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 재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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