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보다 얇은 패치로 '맥파' 측정…심혈관 건강 확인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정성준 교수팀

0.1㎜보다 얇은 손목 부착 패치 개발

[서울=뉴시스]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IT융합공학과 백상훈 박사,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박성민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초박막 웨어러블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 (사진= 포항공대 제공) 2022.02.27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맥파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머리카락 굵기(약 0.1㎜)보다 얇은 손목 부착용 패치를 개발했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신소재공학과·IT융합공학과 정성준 교수·IT융합공학과 백상훈 박사,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박성민 교수 연구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고현협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초박막 웨어러블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반도체 제작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공정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잉크젯 인쇄 기술을 이용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아주 얇은 기판 위에 전도성 잉크를 인쇄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피부가 촉각을 감지하는 원리를 모사해 압력센서를 만들고, 100개의 센서 픽셀이 있는 평면형 패치로 손목 위 특정 면적에서 위치에 따른 맥파 신호를 좀 더 정확하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웨어러블 맥파 센서는 한 지점에서만 신호를 측정하도록 돼 있어 동맥 위에 정확하게 두기 어려웠고 이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졌다.

연구팀이 패치가 맥파의 물리적 박동을 감지하도록 한 결과 2차원 평면 형태의 맥파 지도를 그려 정확한 맥파 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압력 신호 세기를 분석해 보이지 않는 동맥혈관 위치까지 추정하는 데 성공했다. 또 연령, 성별, 신체 크기를 두루 고려한 다양한 크기의 센서 패치도 개발했다.

정 교수는 “지금까지 반도체 기술로 알려져 온 잉크젯 인쇄 기술이 차세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전자기기 개발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병원에서만 행해지던 질병의 진단을 일상생활에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서 “일상에서 각종 심혈관 질환 사전 진단, 동맥 카테터(도관) 삽입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맥파는 심장 박동에 의한 혈액의 흐름이 몸에 전달되는 파동으로,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생체 신호다. 맥파 신호를 분석하면 고혈압, 동맥 경화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 맥파 측정 기기는 사용 시 혈압을 잴 때 쓰는 커프(공기를 부풀 수 있도록 한 것)나 딱딱한 집게 모양 센서를 착용해야 해 번거로운 데다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역의 미래를 여는 과학기술프로젝트와 LG디스플레이와 POSTECH이 협력하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최근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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