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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해금강 호텔 해체 정황 위성사진 포착

등록 2022.03.12 08:14:10수정 2022.03.12 09: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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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랩스. 지난 5~9일 위성사진 공개

옥상과 인근에 중장비 전개 모습 포착

김정은, 2019년 10월 해체 지시 내려

【서울=뉴시스】통일부가 29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현황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2000년 10월 개관한 해금강호텔. 2019.10.29. (사진=통일부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통일부가 29일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현황 일부를 공개했다. 사진은 2000년 10월 개관한 해금강호텔. 2019.10.29. (사진=통일부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해상 숙박시설인 해금강 호텔을 해체하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에서 포착됐다.

12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에 따르면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 랩스(Planet Labs)는 지난 5일부터 9일 사이에 촬영한 금강산 지역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6일부터 해금강 호텔 옥상이 어두운 색으로 변했다. 구멍이 뚫리거나 대형 중장비가 올라선 듯 한 모양이다. 7일에는 어두운 색이 남쪽으로 더 퍼졌다. 8일과 9일에는 어두운 색이 옥상 중심부까지 확대됐다. 아울러 호텔 바로 옆 육지에 중장비 등 대형 물체가 놓인 모습이 포착됐다.

해금강 호텔에서 위성사진에 포착될 만큼 큰 변화가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의 소리 방송은 평가했다.

해금강 호텔은 1988년께 호주 기업가가 4500만 달러를 투입해 지은 7층짜리 해상 구조물이다.  세계 최초의 수상 호텔이었다. 싱가포르 조선소에서 건조된 이 구조물은 호주 타운즈빌로 이송됐다. 1988년 타운즈빌에서 '포 시즌스 배리어 리프'란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email protected]

호텔 객실은 176개였으며 350명까지 수용 가능했다. 나이트클럽, 식당, 연구소, 도서관, 테니스코트 등을 갖춘 5성급 리조트였다.

이후 잠시 문을 닫았던 이 호텔은 같은 해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에서 사이공 호텔이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재정난으로 1998년 문을 닫은 호텔은 북한 금강산에 자리 잡았다. 남북 간 교류가 활발하던 2000년 당시 이 호텔은 해금강 호텔이란 이름으로 개장했다. 현대아산이 운영했다.

그러다 2008년 금강산에서 한국 관광객 박왕자씨가 경비병에게 사살당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됐다. 이에 따라 해금강 호텔도 문을 닫았다.

이후 폐쇄 상태였던 호텔은 급기야 해체 위기에 처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2019년 10월23일 금강산을 직접 찾아가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남측의 관계 부문과 합의해 싹 들어내도록 하고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며 시설 해체를 지시했다.

약 1년 뒤 김덕훈 북한 내각총리는 2020년 12월20일 금강산관광지구 개발사업 현지 점검 때 "관광 지구를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면서도 민족적 특성과 현대성이 결합된 우리 식으로 건설함으로써 민족의 명산 금강산이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명산,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문화휴양지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해금강 호텔뿐만 아니라 금강산 관광 전반이 중단 상태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email protected]

1998년 시작돼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 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박왕자씨 사건 이후 14년째 중단돼있다.

금강산 관광은 1998년 11월18일 남측 관광객 826명이 관광선을 타고 북한 금강산 지역을 방문하면서 첫 발을 뗐다. 2003년 2월 육로 관광으로 확장하면서 누적 관광객 2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되자 북한은 2010년 4월 금강산 지구 안 우리측 자산을 몰수했다. 2011년 4월8일에는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북한은 2011년 4월29일 금강산관광지구를 국제관광특구로 지정하고 5월31일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다.

이 과정에서 현대아산 등 우리측은 2조원 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액은 현대아산(협력회사 포함) 1조8115억원, 강원도 고성군 5000억원(추정치), 한국관광공사 1380억원 등 약 2조4395억원으로 추산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9년 1월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해 재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같은 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후 남북관계가 냉각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는 다시 동력을 잃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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