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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尹 전쟁]新舊권력 끝모를 갈등…대리전에다 文·尹 '등판' 직격

등록 2022.03.24 16:57:14수정 2022.03.24 18: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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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이전 갈등·한은 총재 지명 진실 공방 이어

신구 권력 갈등 인수위-법무부 대리전으로 비화

박범계, 尹공약 반대하자 법무부 보고 거부 '응수'

尹 "정권 마지막에 새정부서 일할사람 인사 안돼"

文 "다른 이들 말 듣지말고 직접 판단" 회동 압박

'윤핵관' 저격에 "덕담 나눌 자리 아냐" 회동 거부

文 갈등 핵심 감사위원 인선 강행시 파국 치달을듯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 프레스다방을 방문해 취재진을 만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2.03.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 프레스다방을 방문해 취재진을 만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2.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신구(新舊)권력 갈등이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이다.  청와대 이전 갈등에 이어 신임 한국은행 총재 지명을 두고 진실공방까지 벌인데다, 24일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등판해 서로를 직격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했지만 당선인 측에서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사실상 회동을 거부했다.  사태 수습은 커녕 양측 대립이 한층 격렬해지는 모양새다.

청와대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제동으로 시작된 신구 권력간 갈등은 법무부와 인수위 간 대리전으로 번졌다.

인수위는 이날 오전으로 예정돼 있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거부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전날 기자회견을 갖고 '법무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를 골자로 하는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 공약에 정면으로 반대입장을 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40여일 후면 퇴임할 장관이 업무보고를 하루 앞두고 정면으로 반대하는 처사는 무례하고 이해할 수 없다. 분노를 금할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인수위는 박 장관의 발언에 대해 '새정부 출범 발목잡기'이자 나아가 '셀프 비리 은폐 시도'라고 보고 있다.

윤 당선인도 기자들과 만나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라는게 실제로 해보면 별로 필요가 없다"며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검찰개혁이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건데 5년간 해놓고 되지 않았다는 자평이냐"며 비꼬기도 했다.

인수위는법무부 업무보고 순연은 당선인의 뜻과 무관하다 했으나 몇시간 되지 않아 당선인이 이처럼 직접 언급을 한 것으로 미뤄 업무보고 거부는 사실상 박 장관, 나아가 현 사법 권력에 대한 공개적 경고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서도 정면 반발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이전에 제동을 걸었을 때나, 후임 한국은행 총재 인선을 했을 때만 해도 직접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와 회동 협상을 했던 장제원 비서실장이나 대변인을 통해 의사를 표해왔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이번에는 "차기 정부와 일할 사람을 (정권)마지막에 인사조치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는 양측간 협상에서 최대 난제로 알려진 '감사위원' 인사에 대한 사전 경고 차원으로 읽힌다.

"대선이 끝나고 나면 가급적 인사를 동결하고 새 정부가 새 인사들과 새 국정을 시작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게 그간의 관행이자 순리"라는 대변인 발표도 같은 맥락이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의 '거두절미하고 만나자'는 제안도 사실상 거부했다.

윤 당선인은 인사, 법무부 업무보고 등의 문제와 문 대통령과 회동 문제는 또 다른 차원이라며 회동 여지를 두는 듯했다.

그러나 40여분 후에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주시기 바란다"고 하자 다시 '마이웨이'로 대응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해당 발언에 대해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는 것처럼 언급한 것은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두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회동 실무협상자인 장제원 비서실장이나 '김경수 지사 사면 딜'을 언급한 권성동 의원 등 '윤핵관(윤석열측핵심관계자)'이 협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판단, 이들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당선인 측이 청와대의 제안에 불쾌한 기색을 내비친 것 역시 윤핵관을 저격한데다 책임을 당선인 측에 지우려 한다 판단했을 수 있다.

이처럼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하자 회동 성사는 사실상 물건너 가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신구 권력이 하루 한가지씩 새로운 갈등 요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은 정권 이양기에 굉장히 부정적 신호"라며 "문 대통령이 감사위원 인선을 강행한다면 양측 관계는 파국을 맞고 화해 없이 새정부 출범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조심스런 전망을 내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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