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창양, 블로그 폐쇄 논란…"국회법 위반" vs "인기 없어 닫아"

등록 2022.04.20 06:00:00수정 2022.04.20 09:28:4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과거 검증 '키' 블로그 닫아…인사청문 전부터 대치국면 우려

민주 산자위 "블로그 글 제출 안하면 국회법 위반 간주" 맹공

후보자 측 "사생활 내용도 있어…비공개 신학기 때 이미 결정"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2022.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자리하고 있다. 2022.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글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 돌파' 카드를 꺼내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의 과거 글 자료 제출 요구에도 후보자 측이 블로그를 폐쇄하면서 대치 국면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 청문회를 통과해 산업부 장관으로 임명돼도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야당의 협조 없이 정책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만큼,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청문회 시작 전부터 민주당에 날을 세우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난 2010년 12월 조선일보에 게재한 '출산 기피 부담금'이라는 기고 글에서 "경제력이 있으면서도 출산을 기피하는 데 부담금을 도입하는 것이 (출산율을 올리는데) 의미 있는 정책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경제학적으로 저출산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가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출산 방지를 위해서 돈을 많이 쓰고 있는데 별 효과가 없지 않나"라면서 "경제학적으로 본다면 저출산이 이런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는 걸 제시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2000년부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이 후보자는 2002년, 2004년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우수강의상을 받고, 2008년 같은 학교에서 창의강의대상을 받을 정도로 학교 안팎의 평가가 좋은 편이지만, 일부 기고 글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지난 2003년 6월 한국경제에 기고한 '박카스와 보톡스'라는 제목의 시론에선 노무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보톡스에 비유해 "일시적인 미용효과를 위한 겉치레성 정책들이 남발되고 있는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2022.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정부 첫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이창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가 11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를 마친 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를 나서고 있다. 2022.04.11. [email protected]


이 후보자의 과거 글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관심이 쏠리면서 카이스트 교수 시절 운영한 블로그도 자연스럽게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후보자가 자신의 블로그에서 과거 글을 삭제, 비공개한 데 이어 지난 18일에는 블로그를 완전 초기화를 해 원천 차단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블로그 인기 없는 거 알지 않냐. 방문자가 거의 없다"면서 "지난 학기 시작하기 전에 비공개하고 지우고 있는데 (언론에서) 논란이 불필요하게 많이 되고 일부 내용은 가족 관련 내용도 있어서 블로그를 닫게 됐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 후보자의 개인 블로그는 지난 2008년 7월 개설됐다. 블로그 이웃은 975명, 누적 방문자는 44만352명이다. 블로그의 글을 스크랩한 기록이 866회에 달하는 것으로 미뤄봤을 때 상당히 많은 게시물이 작성됐던 것으로 보인다.

블로그 초기화 작업으로 지금은 접근이 불가능한 이 후보자 블로그에는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에 대해 '경제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역사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업적을 치켜세우는 게시물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동주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블로그에서 "최저임금의 가파른 인상에 따른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거나, "현재 우리나라는 중소기업 과잉 상태"라고 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18일 오후 이 후보자가 운영 중인 네이버 블로그 '이창양 교수의 경제산책'에 접속하면 "일시적으로 접근 제한 중"이라며 "이 블로그는 초기화가 진행중이어서 방문객의 접근이 제한됐다"는 문구가 나온다. 후보자의 과거 글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후보자의 성품이나 평소 가치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블로그 초기화를 통해 접근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고의로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04.18. (사진=이창양 후보자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18일 오후 이 후보자가 운영 중인 네이버 블로그 '이창양 교수의 경제산책'에 접속하면 "일시적으로 접근 제한 중"이라며 "이 블로그는 초기화가 진행중이어서 방문객의 접근이 제한됐다"는 문구가 나온다. 후보자의 과거 글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후보자의 성품이나 평소 가치관 등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인사 청문회를 앞두고 블로그 초기화를 통해 접근을 '원천 차단'함으로써 고의로 검증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04.18. (사진=이창양 후보자 네이버 블로그 갈무리)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민주당 산자위 의원들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후보자의 블로그 폐쇄는 심각한 인사 검증 방해 행위로, 형사사건의 증거인멸 행위나 다름없다"며 "자신의 과거와 가치관에 떳떳하지 못해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것이라면, 애초 인사청문회에 나서지를 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러면서 "후보자의 가치관이 담겨있는 블로그의 전체 게시글을 제출하지 않는다면 국회법 위반으로 간주할 것이며, 인사청문회에 나설 생각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하겠다"며 "당장 과거 블로그 글 일체를 제출하고, 국민 앞에 정책, 철학 검증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후보자가 앞서 말한 대로 (가족 등) 사생활 내용도 있고 이미 비공개하기로 새 학기가 시작할 때 결정한 것"이라며, 블로그 글 등 추가 자료 제출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